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공습 계획을 승인했다. 명령만 내리면 공습이 이뤄질 수 있는 상태다.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중동 전쟁에 미국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두고 여론의 반대가 상당하다. 전문가들도 얻을 것이 없는 전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심화시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무력화되고 경기만 더 냉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마무리다. 포도(Fodow)라는 산악지역에 숨겨진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파괴하지 못했다. 이 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춘 나라는 미국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만 내리면 파괴가 가능하지만 그게 끝이 아닐 수 있다. 이 시설이 파괴되더라도 이란은 그동안 축적한 핵 능력을 기반으로 다시 핵개발에 나설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란의 핵 개발을 막으려면 현재의 체제를 바꿔 친서방 정부를 세워야 한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 내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반감은 상당하다. 무력, 즉 지상군 투입 없이 체제를 전복하기는 불가능하다. 설령 지상군을 투입해도 9000만 명의 인구에 프랑스의 3배에 달하는 광활한 국토를 갖고 있고,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와도 연결된 이란을 완전 점령한다는 것은 미국에게도 불가능에 가깝다.
이란은 이라크와의 7년 전쟁과 뒤이은 서방의 장기 경제 제재로 이미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항전에 대한 적응력이 이스라엘보다 강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가자 지구 사태 발발 이후 2년 가까이 전쟁을 수행하면서 경제적 타격이 상당하다. 장기전으로 경제적 부담만 커지면 이번 전쟁을 주도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이란에 발목이 잡히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우위를 굳힐 확률도 높아진다. 이란은 중국의 주요한 에너지 수입처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도 이란을 보이지 않게 도울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대만 안보에도 허점이 커질 수 있다. 이란이 무너지면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보유국으로 패권을 갖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이 이를 반길 리 없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발 불확실성을 가격에 일부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도 97까지 하락했던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는 지난 6월 19일 기준 99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다시 4.4%가 눈앞이다. 상대적으로 중동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정부 정책 기대로 증시는 강보합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다.
다만 금융시장의 변동폭이 아주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협상을 통한 봉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이 불가능에 가까운 이란의 체제 전복을 시도하기보다는, 일단 최대한 압박을 한 후 협상을 통해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트럼프 식 접근을 할 가능성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아무리 강경해도 미국의 지원 없이는 이란과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 이란은 계속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입장에서도 체제를 걸고 장기 항전하기보다는 일단 협상을 통해 생존을 보장받는 것이 덜 잃는 선택이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