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특검 중 수사 속도만 보면 조은석 특검팀이 가장 빠르다. 임명 엿새 만인 6월 18일 경찰 및 검찰에서 기록을 넘겨받으며 수사를 개시했고,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다음 날에는 법원에 신속한 병합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 6월 26일자로 구속기한 만료 예정이었던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윤 전 대통령에게는 소환 통보 없이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경찰 소환에 불응했던 것을 토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기각됐다. 대신 윤 전 대통령 측의 “특검 소환에는 응하겠다”는 답을 끌어냈다. 그리고 6월 28일 특검 수사 개시 10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첫 소환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리’ 따지며 사실상 수사 거부
우려와 달리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윤 전 대통령. 하지만 28일 첫 소환 때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출석 과정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거듭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청했지만 특검이 공개 소환 방침을 고수하며 지하주차장 출입을 차단했고, 결국 포토라인을 거쳐 1층 현관으로 공개 출석했다.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에 응했지만 조사 도중 경찰 파견 조사관의 질의에 “조사자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며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특검의 수사 주체는 검사여야 하고, 체포 방해 의혹과 비화폰 삭제 과정을 수사하는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은 불법적인 체포영장 집행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고발된 상태라며 조사관 교체를 요구한 것. 결국 특검은 박 총경을 빼고 검사를 투입해 국무회의 의결 과정과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이 15시간 특검에 머무르는 동안 실제 조사 시간은 5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특검은 변호인단의 박 총경 조사 배제 요구에 대해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 3명을 파견 요청했고, 2차 조사도 박 총경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2차 소환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조은석 특검팀은 6월 29일 새벽 윤 전 대통령 소환 조사가 끝나자마자 다음 날인 30일 2차 소환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이 ‘형사재판 준비와 방어권 확보’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다. 특검은 하루 늦춘 7월 1일 소환을 통보하며 “수사 주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결국 불출석했다. 이에 특검 측이 “불응 시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날린 끝에야 5일 오전 9시로 소환일정이 다시 정해졌다.

야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누구에게나 법이 똑같이 적용돼야 된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철학은 입장이 바뀌어도 관철돼야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검사 윤석열이었다면, 특검의 책임을 맡고 있는 윤석열이었다면 과연 피의자한테 저런 반응이 나왔을 때 어떻게 대답하셨을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염두에 둔 전략?
특검은 현재 구속영장 청구,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 청구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2차 조사 때도 비슷한 신경전이 계속될 경우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을 설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형사소송법상 수사 주체(검사) 지점을 문제 삼고 소환 일정을 최대한 지연하면서도 특검의 최후통첩에는 응하는 것은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판사에게 소명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수사에 불응하고 있어 혐의 입증을 위해 구속이 필요한지, 큰 죄를 지었다는 게 명백하게 입증됐는지, 수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지점은 없었는지를 놓고 다투게 되는데 ‘수사 과정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불응하지는 않았다’고 판사에게 이야기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사에서 드러난 증거(조서)를 조금이라도 흠집 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영장전담 재판부 출신의 한 판사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의 경우 판사들이 본능적으로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더 따지게 된다”며 “2차 조사 때도 검사가 아닌 수사관의 단독 조사를 시도하면 법리적인 지점을 문제 삼는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