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본부장은 5일 워싱턴 유니언 스테이션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급박하다는 판단이 든다.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상태”라며 “협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미국의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협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얻어낼지 혹은 미국과 원칙적인 무역 합의를 타결할 지를 두고 여 본부장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굵직굵직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관세는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품목 관세 예외 적용이나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해왔고 오늘도 (강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일은 7월 9일이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유예 기간 만료 후 한국 포함 각국에 대한 새로운 상호관세율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을 상호관세 발효 시점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 12일부터 12개국에 상호관세율이 적힌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히며 “돈이 미국에 8월 1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여 본부장은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단언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관세·안보 협상을 위해 6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위 실장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한미 사이에 통상과 안보 관련한 여러 현안이 협의돼 왔다. 협의 국면이 중요한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어 제 차원에서 관여를 늘리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게 됐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방문에서도 유사한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방미는 이 협의를 계속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도 한미 통상 협상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연장되지 않고 실효관세율이 높아진다면 대외 부문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다만 대미 반도체 수출이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관세 협상에 따라 원화가 약세를 띨 가능성도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지난 4월 유예한 24%보다 높은 30~35%의 고율관세를 위협하고 있다”며 “협상 기한 전후로 트럼프의 행보에 따라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 전규연 연구원은 “글로벌 미 달러 약세와 한국 경제의 저점 인식, 외환시장 수급 개선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달러-원 환율의 하락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