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세 혜택을 받는 대상은 상장주식에서 연간 2000만 원이 넘는 배당소득을 얻는 개인이다. 2000만 원 미만인 사람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따라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는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상위 고액 배당자의 세 부담 완화로 이어져 ‘수직적 형평성’의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분석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민들이 신고한 전체 배당소득은 30조 원(1750여 만 명 신고)으로, 그중 상위 0.1%가 47%인 13.8조 원의 배당소득을 얻었다. 결국 이러한 구조 때문에 ‘부자 감세’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득 형태에 상관없이 동일한 금액에 대해 원칙적으로 같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수평적 형평성’도 해친다. 조세 원칙을 일부 훼손하면서까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정책 목표와 효과성 모두 분명해져야 한다.
정책 목표는 상장기업의 배당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의 비중)이 선진 시장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지 보다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통계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2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할 당시 제시한 것으로, 과거 10년간(2023년 기준) 평균 배당성향이 약 26%라는 수치다.
그러나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은 평균 36.9%, 5회계연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455개(평균 배당성향 35.7%)에 달했다. 차규근 의원(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배당소득은 12.4조원이었던 반면 2023년은 30조원으로 2배 넘게 늘기도 했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상관없이 배당 규모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판단된다. 물론 특정 연도 배당성향만으로 기업의 배당수준을 온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정책 결정 전에 국내 상장회사의 배당 현황과 최근 추이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가 배당규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이 필요하다.
개인에 대한 소득세가 기업의 배당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주가가 이론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배당이 늘지 않는다거나 밸류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자본시장은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랜덤워크 가설’이 유력한 이론으로 인정될 만큼 이론가나 전문가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달리 조세정책은 합리적인 예측과 이론상 기대효과에 기반해야 한다.

둘째, 특정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감세 혜택을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강제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산업별, 기업별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정 배당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 위기나 신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면 배당성향을 낮추는 것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어떤 기업은 꾸준히 35% 정도 배당성향을 유지해야 ‘주주환원’과 ‘적정 수준의 투자’ 모두에 바람직할 수 있다. 기존 세재개편안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은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배당성향 1~2% 차이로 감세가 결정되는 구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배당을 실질적으로 늘리지 않으면서도 감세 혜택을 받는 일종의 편법을 통제하기 어렵다. 단적인 예로, 몇 년간 배당성향을 낮췄다가 특정 해에만 배당을 크게 늘림으로써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배당 증가는 전혀 없으면서 감세만 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사실상의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지배주주라면 십중팔구는 이러한 전략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는 박수쳐줄 만하다. 다만 해당 기업이나 기관투자자와 상관없는 개인에 대한 소득세까지 밸류업 정책으로 삼는 것은 조세 원칙은 물론, 정책 효과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 정책이 집중해야 할 과제는 세제 특혜가 아니라, 여전히 미흡한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권 활성화다.
노종화는 회계사이자 변호사다. 현재(2017년 5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상근)으로도 재직 중이다.
노종화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