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수십 대의 중장비만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를 표현한다면 믿겠는가. 실제 최근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공연에서는 굴착기, 레미콘, 픽업트럭, 소방차 등이 무대에 등장해 연기력을 뽐냈다. 가령 로미오 역할은 랠리 트럭이, 줄리엣 역할은 빨간색 포드 픽업트럭이 맡았으며, 티볼트와 머큐시오의 결투 장면은 두 대의 굴착기가 서로의 버킷을 맞대는 것으로 표현됐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무대에서 어떻게 실험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예술가들이 어떻게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 끝에 시도한 작품이었다. 공동 감독인 헨릭 칼멧은 ‘ERR뉴스’ 인터뷰에서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굴착기, 레미콘, 소방차, 시내버스 등 대형 장비들이 맡아 연기했다”고 설명했으며, 공동 감독인 파보 피익은 “배우가 아닌 중장비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공연을 본 한 관객은 “중장비들의 연기였지만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차량들이 키스하는 듯한 장면에서는 달달한 감정이 잘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관객들 역시 대체로 공연이 감동적이고 진솔했다고 말하면서 마음에 와닿았다고 평가했다.
공연 장소는 버려진 석회암 채석장이었으며, 중장비 조종사들을 비롯해 정비사와 폭죽 전문가들이 동원됐다. 출처 ‘ERR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