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 대표는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 형을 선고받았고 2019년 12월 만기 출소했다. 출소하자마자 2020년 자신이 대주주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대북송금 사건’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쌍방울을 인수해 올해 2월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외관상으론 대형 게이트 주역에서 유능한 경영인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사건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법조계에 따르면 최 씨는 2015년 10월 5일 정 대표가 보유한 네이처리퍼블릭 발행주식 28만 주를 매수했다. 주당 7만 원씩 총 196억 원에 양수하기로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당시 정 대표 대리인이던 네이처리퍼블릭 박 아무개 부사장은 “정 대표의 네이처리퍼블릭 횡령, 배임으로 인해 회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매매주식(28만 주)을 원금(196억 원)으로 매매일 기준 2개월(2015년 12월 5일)안에 재매입하기로 확약”한다고 기재한 확약서를 작성해 교부했다. 최 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이 2016년 상장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매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정 대표는 ‘정운호 게이트’가 터진 2016년 6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정 대표가 2015년 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네이처리퍼블릭 법인자금 17억 9200만 원을 허위 회계 처리하는 방법을 통해 임의로 인출해 도박 빚을 갚고,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해 횡령했다는 혐의였다. 이에 대해 2017년 1심은 정 대표에게 징역 5년형을, 2심은 징역 3년 6월형을 각각 선고했다. 같은 해 12월 대법원은 검사와 정 대표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2016년 6월 최 씨는 2015년 10월 작성한 확약서에 따라 자신의 주식을 재매입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양측은 2017년 3월 채권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정 대표가 갖고 있던 (주)팝코리아 등에 대해 101억 원 상당 채권을 최 씨에게 양도하고, 최 씨는 네이처리퍼블릭 주식 14만 4286주를 정 대표에게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최 씨가 갖고 있던 나머지 주식 13만 5714주(95억 원)는 정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경우 최 씨 주식도 함께 매각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최 씨가 팝코리아 등으로부터 변제받은 돈은 35억 8000만 원에 불과했다. 팝코리아 등 채권 101억 원 가운데 65억 2000만 원을 변제받지 못한 셈이다. 최 씨는 “(2015년 10월) 주식양수도계약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분식회계로 재무상태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상장이 불가능했다. 정 대표는 이미 2015년 1월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 그럼에도 2016년 회사가 상장될 것이고 자신의 횡령, 배임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확약서까지 작성하는 등 기망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내가 팝코리아 등으로부터 변제받은 35억 8000만 원을 제외한 160억 2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정 대표는 손해액 일부인 5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주식 재매입대금 등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9민사부(재판장 고승일)는 2024년 10월 17일 “원고(최 씨)의 명시적 일부 청구에 따라 피고(정 대표)는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 중 14만 4286주에 관한 미지급대금 65억 2000만 원 중 일부인 5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고 판결, 최 씨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승소한 최 씨는 2심에서 원고소가를 60억 2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최 씨는 자신이 2심에서도 승소할 경우 정 대표로부터 60억 2000만 원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 대표의 피고소가는 1심 판결 지급액인 5억 원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 측은 “1심 재판에선 소극적으로 대응한 바 있으나 항소심에선 사실관계와 법리를 충실히 다투고 있으며 판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심 판결은 오는 10월 나올 예정이다.

강제경매는 채무자가 대여금을 변제 기일까지 갚지 않을 때 발생한다. 채권 청구금액은 7억 5000만 원이다. 정 대표는 이 빌라를 2019년 10월, 50억 원에 매입했다. 전용면적은 272.38㎡(83평).
강제경매를 신청한 최 씨는 후순위 채권자다. 정 대표 소유 빌라엔 선순위 채권자들이 있다. 2022년 2월 네이처리퍼블릭 자회사인 채무자 (주)세계프라임개발이 신한은행에 18억 원, 2024년 10월 23일 채무자 (주)네이처리퍼블릭이 중소기업은행에 24억 원 등이 각각 근저당으로 설정돼 있다.
공교롭게도 법원의 강제경매 결정이 내려지기 이틀 전인 2024년 10월 23일 네이처리퍼블릭이 해당 빌라를 담보로 중소기업은행에서 대출받아 24억 원 근저당이 설정됐다.
이에 일각에선 “정 대표가 최 씨를 의도적으로 3순위 채권자로 만들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정 대표는 원고(최 씨) 측 청구금액(7억 5000만 원)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금액을 공탁했고 이에 따라 법원에서 ‘담보 공탁 조건’으로 강제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졌다”며 “정 대표 소유 주택의 채권 순위와 금융기관 대출절차를 고려하면 금융기관 대출과 원고(최 씨) 측 경매신청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선 언급했듯이 주식 매수자 최 씨는 추가 법적 소송을 통해 정 대표를 강하게 압박하려고 한다. 최 씨가 보유했던 주식 28만 주 가운데 정 대표가 재매입한 14만 4286주를 제외한 13만 5714주에 대해선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운호 소송’이 또 하나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