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소하더라도 임대인의 재산이 이미 담보 설정돼 있거나 전세 보증금을 전부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필요한 절차는 '재산명시신청'이다. 재산명시신청은 법원을 통해 임대인의 재산 내역을 강제로 공개받는 절차로 이를 통해 예금이나 부동산, 차량 등 자산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만일 임대인이 이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법원은 과태료나 감치(법원의 명령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위반자를 유치장에 가두는 제재)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임대인 자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할 때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엄 변호사는 "임대 목적 부동산의 담보 가치가 전세보증금을 모두 담보하지 못할 경우에 한해서만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보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적 부동산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기본 절차로는 '지연손해금 청구'가 있다. 임차인이 인도 의무(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반환하는 것)를 완료한 다음날부터 임대인의 지체 책임이 발생하며 이 시점부터 법정 이율(통상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 엄 변호사는 "지연손해금은 단순한 위약금이 아니라 임대인의 지체로 인한 실질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법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엄 변호사는 이어 "전세금반환소송은 판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판결 이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과정까지 포함돼야 한다"며 "재산명시신청과 지연손해금 청구를 병행하면 실질적인 보증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