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는 지난 9월 26일 대장홍대선 관련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며 종착역의 위치를 홍대 레드로드 R1~R2 구간 광장 일대로 계획했다. 해당 구간은 마포구가 ‘인파 밀집 지역’으로 지정해 혼잡도를 실시간 관리할 만큼 유동 인구가 많다. 버스킹 공연 등 행사도 활발히 이뤄져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거리다.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을 준비 중이어서 상인들은 공사 기간 동안 상권이 크게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공사 기간 동안 레드로드 광장과 버스킹 존이 펜스로 막히고, 건물 앞엔 높이 7m 가림막이 세워져 보행로도 극도로 좁아질 전망이다.
상인들로 구성된 ‘대장홍대선 레드로드 역사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7월 31일 정거장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는 매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광장에 천막을 설치해 종착 위치 변경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24년째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최차수 비대위원장은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홍대 한가운데서 자재를 실은 화물차와 공사 차량이 드나들면 보행 안전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상권 자체가 붕괴할 수밖에 없다”며 “버스킹으로 대표되는 홍대거리만의 문화예술 생태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종착역 위치가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상인들이 대장홍대선 종착역이 레드로드에 들어선다는 것을 안 시점은 실시계획 승인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7월이었다. 대장홍대선 환경영향평가서 공람 및 공청회 등이 처음 진행된 시점은 2024년 7월이다.
국토부는 2024년 10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마포구와 기존 위치가 포함된 의견 공람 등 협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 공람 과정에서 마포구 의견을 조회했고, 그 절차 자체가 주민 의견이나 공사 과정에서의 우려를 구청을 통해 수렴하기 위한 취지였다”며 “당시 마포구로부터 ‘별다른 의견 없음’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 관계자는 “공람 당시 도시계획 등 관련 부서에서는 종착 위치 등 문제가 있다며 옮겨 달라는 의견을 냈다. 국토부의 ‘의견이 없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상인 의견 수렴 방식에 대해서는 “종착역 위치를 상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한 것은 아니고, 온라인 공고를 통해 의견 공람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을 진행하는 국토부와 현대건설은 환승 거리 및 기술적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종착역 이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홍대입구 사거리 부근은 2호선이 도로 하부를 통과하고 있어 대심도(50∼60m) 구조상 수직 환승이 가능한 구간이 제한된다”며 “대형 건물과 중첩돼 철거·수용 문제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역사 위치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는 환승 거리로, 일반적으로 역과 역사 사이 거리가 180m를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홍대입구 사거리는 2호선 외에도 전력구·통신구 등 시설물이 많아 역사 위치로 정하기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대입구 사거리와 레드로드 외에도 인근 여러 부지를 검토했지만 대부분 환승 거리에 제약이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여러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현재 마포구는 국토부와 현대건설에 종착역 이전의 기술적 가능성을 재검토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상태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자체 용역 결과 홍대입구 사거리로 종착역을 이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환승 거리 기준에도 거의 근접하게 공사할 수 있다는 검토 결과가 있어 현재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포구는 한 차례 대장홍대선 노선 변경을 이끌어낸 전례가 있다. 2024년 12월 상암월드컵파크7단지 주민 1500여 명이 “철도 노선이 아파트 하부를 통과한다”며 반대하자 마포구는 기술용역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 결국 서부광역메트로(현대건설 컨소시엄)는 올해 3월 아파트를 우회하는 노선으로 설계를 조정해 국토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비대위는 오는 11월 25일 국토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대입구 종착역 위치 변경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