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진표는 단정한 외모와 뛰어난 능력 뒤로 아내인 희수(이유미 분)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아내의 시도를 번번이 좌절케 하며 이유 없는 폭력으로 숨통을 조이면서도 사회적 체면만을 생각하는 소름끼치는 악인으로 극 초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그런 그를 살해하려는 희수의 앞에는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한 장강이 등장한다. 외모는 같지만 순박하고 어수룩한 모습의 장강은 노진표를 대체해 희수의 '완전 범죄'를 도울 인물로 여겨진다. 이처럼 완전히 다른 인물 사이의 간극을 극대화시킨 건 연기마다 눈빛부터 달리 하고, 같은 외모임에도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낸 장승조의 열연 덕이 컸다.

이 같은 장승조의 '연기 차력쇼'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에 대한 분노와 혐오감을 극대화하며 '당신이 죽였다'의 서사에 더 깊이 몰입하게 했다. 노진표의 등장에서는 희수가 느낄 공포와 경멸의 감정을 동기화시켰고, 보는 이들의 숨통을 함께 조여가며 극 전반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이끌었다. 동시에 같은 얼굴의 장강의 등장은 이 캐릭터가 노진표와는 또 다른 결로, 과연 어떤 방향으로 튀어나갈지에 집중하며 결말까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힘을 발휘했다.
한편, 장승조는 차기작으로 SBS 새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를 통해 안방극장을 다시 찾는다. '멋진 신세계'는 경이로운 조선 악녀 신서리(임지연 분)와 대한민국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 분)의 '혐관'(혐오관계)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로 장승조는 극 중 굴지의 기업 차일그룹의 핵심 사업체 차일건설의 사장 최문도 역을 맡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