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회장의 보수는 지난 4년 동안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 34억 3000만 원 △2022년 51억 8300만 원 △2023년 81억 5700만 원 △2024년 102억 10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올해 3월 2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를 9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처리한 바 있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보수총액 인상에 반대한 바 있다. CGCG는 “보수한도 증액 효과는 조 회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GCG 분석대로 조 회장이 보수한도 증액 효과를 누린 것이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지난 5년 동안 수백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내며 재무 부담이 가중된 데 주목하고 있다. 직접적 연관성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조 회장이 호반그룹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조양호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는 2700억 원대 상속세 부담이 생겼다. 고 조양호 회장 보유 한진칼 지분 17.84%를 아내 이명희 전 정석기업 고문(5.94%), 조 회장·조승연(조현아에서 개명)·조현민 씨가 3.96%씩 물려받았다. 오너 일가는 2019년 10월 말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5년 동안 세금을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신청한 바 있다. 상속세는 이명희 전 고문이 900억 원, 나머지 1800억 원은 자녀 3명이 동일하게 부담했다.
조원태 회장 일가의 연부연납은 지난해 10월 말 끝났지만 조 회장은 취약한 그룹 지배력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5.78%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공시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20.52% 수준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지난 6월 17일 국회정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어 상황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6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산업은행은 지분 매각과 관련해 준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딜 방식이 유력하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 통합 항공사 안정화 이후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 보유 한진칼 지분이 중요 변수로 인식된다. 호반그룹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보유 지분을 전량 인수할 경우 총 보유 지분율이 29.04%까지 늘어나 조 회장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고액 보수 수령을 통해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여력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호반그룹 계열사 호반산업이 (주)LS 보유 지분(4.43%)을 전량 매각해 약 2000억 원대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한진칼 지분 매입 목적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난 5월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보 이후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우호 지분을 늘리는 등 선제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조 회장의 보수가 매년 급증하는 것은 지분 확보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매입 계획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호반그룹도 “한진칼 지분 매입 등에 대해 별도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