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쿠팡 대상 연석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이날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과방위는 전체회의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불공정 거래 의혹, 노동환경 실태 파악 등을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오는 30∼31일 열리는 청문회에는 국회 과방위와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총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한다. 당초 5개 상임위가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쿠팡 측이 미국 정·관계 인사를 대상으로 미국 농축산물이 한국에 진출하는 걸 돕겠단 취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외통위가 추가됐다.
과방위는 지난 17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쿠팡 청문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는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로 알려진 김범석 의장 등이 불참하고, 그를 대신해 취임 직후 청문회에 출석한 해럴드 로저스 대표의 언어 장벽 등이 문제가 되는 등으로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이날 과방위 회의에서는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건도 의결됐다. 김범석 의장을 필두로 강한승·박대준 전 대표, 해롤드 로저스 현 대표 등 쿠팡의 전·현직 핵심 경영진 1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참고인으로는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16명에게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그간 김범석 의장은 “글로벌 경영상의 이유”와 “한국 법인의 등기 임원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앞세워 국정감사 등 국회 출석을 피해 왔다. 하지만 미국에 상장돼 있는 쿠팡Inc의 매출 가운데 90% 이상은 한국에서 나온다는 점, 개인정보 침해에 이어 열약한 노동환경, 불공정 거래, 미국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만큼 김 의장이 내세웠던 기존의 불출석 명분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청문위원장)은 “지난 현안 질의에서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단순한 해킹 사고를 넘어 노동, 불공정 거래, 로비 의혹 등 쿠팡을 둘러싼 총체적 난국을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 압박과 함께 사정 당국의 칼날도 쿠팡을 겨냥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22일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 인력을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전격 투입했다. 법인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4국은 탈세 정황 등이 포착됐을 때만 조사에 착수하기 때문에 ‘기업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CFS는 쿠팡 비즈니스의 핵심인 물류를 담당하는 사실상의 본체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역외 탈세 혐의 등을 다루는 국제거래조사국 인력까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에서 미국 본사와의 거래까지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을 통한 특별세무조사를 논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직후 실제 조사가 단행되면서, 당·정이 사실상 쿠팡에 대한 고강도 제재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에 기획재정위원회가 포함된 것 역시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