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13일 이란 핵시설을 수술식 타격했던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 이후 6개월여 만에 벌어진 파격적인 군사 작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의회 동의를 건너뛰고 작전을 개시했다.

이번 작전으로 중국은 체면을 구겼다는 평이다. 마두로는 1월 2일 시진핑의 ‘중남미-카리브해 특사’ 추샤오치와 3시간 넘는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이후 몇 시간 만에 마두로는 체포됐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두루뭉술했던 마두로의 동선이 중국 특사와 만남을 계기로 특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특사가 미군에게 마두로 동선에 대한 강력한 힌트를 제공한 상황이 되는 셈”이라며 “중국 특사와 회담을 마치자마자 미군이 마두로를 붙잡아 갔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기분이 더욱 나쁜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동안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직간접 투자 방식으로 상당한 자본을 투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중남미 핵심 거점’으로도 분류돼 왔다. 중국 외교부는 1월 3일 입장문을 통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행위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러한 패권적 행위는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침해하고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1월 4일 중국 외교부는 또 다른 입장문을 통해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출국시킨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마두로 대통령 부부 신변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그들을 즉시 석방하고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을 중단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요구했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 발언은 마두로 축출과 맞물린 미중 갈등, 양안 문제 등 이슈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 측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베네수엘라 인접 중남미 국가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선거중심 민주주의 시스템을 도입한 국가뿐 아니라, 권위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쿠바에서도 마두로 축출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최근 들어 일대일로 정책을 중남미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통보에 반감이 커지며,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을 새로운 파트너로 인식하는 경향도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 소식통은 “중남미에서 벌어지는 미중 패권 경쟁은 사실 파나마 운하 소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에서부터 본격 비화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중국으로 운반하는 최단 경로 초입에 파나마 운하가 있다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테러리즘 전쟁을 명분으로 마두로를 체포하며 베네수엘라 장악에 성공했는데, 그 후폭풍에 가장 뼈아픈 상황에 놓여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결의’로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중남미 확장 정책까지 강력하게 견제받는 모양새”라고 바라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훈련에 참관해 “최근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이 ‘핵전쟁 억제력 고도화’ 필요성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그러나 ‘다단한 국제적 사변’이라는 단어 사용을 통해 마두로 축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소식통은 “마두로 축출 이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다시 감행했다. ‘북한은 다르다’라는 메시지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던지려는 포석으로 읽힌다”면서 “북한 지도부 입장에선 이번 마두로 축출 작전이 한반도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던 ‘김정은 참수작전’과 유사하다는 두려움을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 북한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타이밍을 보며 던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두로를 축출한 명분이 ‘마약 테러리즘’이라는 것도 북한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상자산 해킹 실적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트럼프가 마두로 축출 명분으로 내세웠던 ‘마약 테러리즘’에서 마약이라는 단어를 가상자산이나 해킹으로만 바꾸면, 김정은도 축출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자존심과 실익을 두루 챙기는 ‘선’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술적으로 훌륭했고, 우리는 한 명도 희생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다시 한번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아무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가 제재 대상이었던 고품질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에 인도할 것”이라면서 “이 원유는 시장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판매 대금은 미국 대통령인 나의 통제 아래 둬서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국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