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로 나뉜 김병기와 강선우 의혹
검경 합동수사팀의 최우선 타깃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다. 전직 보좌진들의 폭로에 따르면,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강 의원 측의 금품 수수 정황을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해당 대화가 오간 다음 날, 김경 시의원 후보가 민주당 단수 후보로 공천됐다. 공천 뇌물 1억 원까지 준 후보가 컷오프에서 하루 만에 단수 후보로 올라간 것은 “뇌물 효과 아니냐”라는 게 언론에서 지적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직접 공천 뇌물을 받았다는 폭로도 나왔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구 의원 두 사람으로부터 각각 2000만 원과 1000만 원을 받았다가, 몇 달 뒤 돌려줬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이를 폭로한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돈을 건넨 인물들의 탄원서를 공개했는데, 문제는 당시 탄원서가 ‘어디까지’ 전달됐느냐는 점이다. 이 전 의원은 “이 탄원서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김현지 보좌관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인지 여부’ 역시 확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돌려준 시점이 뼈아픈 김병기
법조계에서는 “공천이라는 공적 업무를 매개로 거액이 오간 만큼, 핵심 인물들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이 두 의원을 사실상 제명·징계하며 ‘손절’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경 합동수사팀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통해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곧바로 돈을 돌려주지 않은’ 김 전 원내대표가 조금 더 뼈아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김 전 원내대표는 현금을 수수했다가 3~5개월 뒤 돌려주었다는 점을 인정한 상황이다. 김 의원 측은 “선물로는 많고 공천 헌금으로는 적어 돌려준 것”이라거나 “결국 반환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곧바로 돌려주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돈을 건네받는 ‘수수 행위’가 일어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된 것으로 본다. 정치자금법은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어,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직접 현금을 받은 순간 범죄는 성립하며, 수개월 뒤에 돌려주거나 영수증을 발행하는 행위는 ‘양형 참작 사유’일 뿐 무죄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잠시 빌려 쓴 것’으로 본다면, 이번 사건 반환 시점이 21대 총선 선거비용 보전 시기(2020년 6월)와 맞물린 점에서 ‘사안의 성격이 더욱 나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불법 자금을 선거 자금으로 ‘무이자 대출’처럼 사용하고, 세금(선거 보전금)으로 이를 상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액’이 뼈아픈 강선우

10여 년 전만 해도 공천 헌금 대가로 ‘돈’을 받은 행위는 처벌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40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라디오21 대표 양경숙 씨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서울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으로부터 40억 9000만 원을 받은 혐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형이 올라가는 흐름이다. 2025년 박순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안산시의원 2명과 자영업자 2명 등 4명으로부터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각각 수천만 원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공천 헌금을 매관매직과 다름없는 행위로 간주해, 일반 정치자금법 위반보다 엄격하게 처벌하는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억 원이라는 액수가 사회 통념상 단순한 활동비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보좌진을 시켜 돌려주라고 했다”고 해명한 강 의원의 경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1억 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돼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만큼, ‘준 적이 없다’는 해명을 하고 있지만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만약 1억 원이라는 거액이 금융기관을 거친 기록이 나온다면 김경 서울시의원과 강선우 의원 간의 자금 연결 여부도 비교적 명확하게 입증될 수 있으며, 이와 배치되는 진술이 나올 경우에는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