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해외 진출까지 추진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던 이카플러그의 실적은 지난해 급격히 악화했다. 매출은 2024년 100억 2000만 원에서 2025년 41억 5000만 원으로 58.6% 줄었고 영업손익은 8억 7000만 원 흑자에서 7억 80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천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카플러그는 2025년 4월부터 부천 공영주차장 충전요금을 부천도시공사에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카플러그에 앞서 아파트와 상가를 중심으로 과금형 콘센트와 완속충전기를 운영해 온 차지인은 지난해 11월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던 충전기 제조·운영업체 클린일렉스도 매출이 2023년 288억 원에서 2025년 84억 원으로 급감한 끝에 지난 4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세 회사 모두 공동주택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완속충전기를 주로 보급·운영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으로 충전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더뎠던 반면 전기요금과 통신비, 관제·유지보수 비용은 이용량과 관계없이 계속 발생했다. 설치 보조금을 받아 충전기를 늘리더라도 충분한 이용률을 확보하지 못하면 운영 단계에서 손실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국내 충전시설 공급은 전기차 증가 속도를 앞질렀다. 국내 충전기는 2020년 6만 4188기에서 2023년 말 30만 5309기로 늘었고 2025년 4월에는 41만 7437기에 달했다. 충전기 한 기당 전기차 수는 2023년 말 1.78대에서 2025년 4월 약 1.5대로 낮아졌다. 충전기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충전기 한 기가 확보할 수 있는 차량과 이용 수요가 그만큼 분산된 셈이다.
사업자 간 규모와 입지 격차도 커졌다. 이카플러그 등이 1만 기 미만의 충전망을 운영하는 동안 대기업 계열사인 GS차지비는 8만 기 수준의 충전기를 확보했고 SK일렉링크 등 대형 사업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등 급속충전 수요가 많은 거점을 넓혀 왔다. 공동주택과 공공시설의 완속충전 비중이 큰 중소 사업자들은 낮은 이용률과 유지비 부담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데 전기차 충전요금은 더 낮게 책정돼있다. 충전사업자가 전력 판매로 충분한 이익을 내기 어렵고 설치 보조금만으로는 지속적인 운영비까지 충당하기 힘들다”며 “정부 지원도 충전기 설치 확대에 집중돼 운영과 사후관리 측면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충전사업자는 주차장 운영이나 상업시설 등과 결합한 수익모델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충전 인프라 유지·관리 체계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