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교사의 경험률이 92.7%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87.4%), 고등학교(86.4%)가 뒤를 이었다.
혐오 표현의 유형으로는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 조롱’이 8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 혐오와 차별’(86.8%), ‘세대·직업·계층 비하’(81.8%), ‘역사적 사건 왜곡·희화화’(80.5%)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설문조사에서 소개한 사례를 보면 한 교사는 “학생들이 ‘전라도에 가려면 여권을 들고 가야 한다’거나 ‘홍어’라고 부르며 키득댄다”고 답했다. 또 다른 교사는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폭동’이라고 부르고 수업 시간에 ‘탱크 데이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학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과학 수업 중 낙하하는 물체를 보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표현인 ‘운지’를 사용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교실 안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 표현이 반복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대응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 표현 관련 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을 지도하기 어려운 이유로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6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공격 우려’(60.1%), ‘관련 교육 자료와 지침 부족’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 학교 현장에는 관련 매뉴얼도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 혐오 표현 대응 매뉴얼이 있어 숙지하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2.1%에 불과했다. 반면 ‘매뉴얼이 없다’는 응답은 54.0%, ‘있는지 모르겠다’는 응답은 35.5%에 달했다.
혐오 표현이 단순한 장난으로 소비되더라도 특정 지역과 집단,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왜곡된 역사 인식과 사회적 편견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일요신문i’에 “학생들은 유희나 놀이로 여기지만 무의식 속에서는 역사 왜곡과 사회현상 왜곡이 진행된다”며 “교사가 이를 바로잡으려 해도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적극적인 교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정치적 중립성 위반 여부 등을 판단해주는 독립적 유권해석 기구를 마련해 교사들이 안심하고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