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조업계에서는 이미 자본금 대비 신용공여 자제, 선수금 보전기관 예치 확대 등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온 만큼 일률적 규제보다는 회사별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차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대주주 자금 유용을 막아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열사 간 거래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조업은 장례식장, 상례서비스 등 관계회사와의 협업이 사업 구조상 흔한 업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용공여 개념이 지나치게 넓게 정의될 경우 계열사 간 정상적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던 통합 서비스의 품질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며, 과도한 규제가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계열사 간 정상적 상거래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형 상조회사부터 자금 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이는 다시 업계 재편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례로 대주주의 특혜가 아닌 계열가산 용역비, 물품대금 등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특히 중소형 업체들은 정상적인 계열사 거래마저 위축될 경우 사업 다각화와 신규 투자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시행령이 느슨하게 설계되면 개정안의 입법 취지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의 실효성은 법 조문이 아니라, 앞으로 공정위가 입법예고할 시행령의 구체적 기준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선수금 보전 비율, 지배구조 투명성 같은 지표 못지않게 기업이 자율적으로 경영 효율성과 서비스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 역시 앞으로 업계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균형 잡힌 규제 설계가 상조업계 다음 국면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