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확보되면 사업비 1400억 원을 들여서라도 도촌야탑역 신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기반시설 사업비는 부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어느 경우든 ‘장래역 기반시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선택될 여지는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도촌야탑역인가
‘일요신문i’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는 국토교통부에 2018년부터 도촌사거리역 신설을 요구했지만, 2023년 고시된 수광선 기본계획에는 도촌사거리 경유노선과 역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시의 요구로 2024년 기본설계에 도촌사거리 통과노선과 환기시설은 반영됐지만 역 신설은 제외됐다.
주민들은 수광선 본선이 지역을 지나면서도 정차역이 없어 철도 이용 혜택을 받지 못하고, 터널 통과와 환기시설 설치에 따른 생활환경 부담만 떠안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역 신설은 신상진 시장의 민선 8기 공약사업이고, 도촌동을 지역구로 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거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기본계획 단계부터 현재까지 경제성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역 신설이 설계에 반영되지 못한 것도 경제성을 뒷받침할 검토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기본계획·기본설계 단계에서는 사전타당성조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역 신설이 지지부진하자 2024년 성남시는 대안을 제시했다. 도촌야탑역 신설이 당장 어려우면, 향후 역 설치가 가능하도록 대단면 터널과 승강장 일부 등 ‘장래역 기반시설’을 실시설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철도공단에 제안했다. 관련 사업비를 부담할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철도공단은 당시 성남시의 제안이 단순한 구조변경이 아니라 사실상 역 신설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경제성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성남시에 회신했고, 성남시는 이를 근거로 2025년 7월 ‘도촌야탑역 신설 사전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성남시가 2025년 7월 착수한 ‘도촌야탑역 신설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B/C가 0.38로 산출됐다. B/C는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기대되는 편익을 비교한 지표로, 통상 1 이상이면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뜻이다. 0.38은 기준선인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역 신설과 기반시설 설치가 추진되지 못하는 배경이다.
성남시는 이후 분당 재건축과 야탑밸리 등 추가 개발계획을 반영해 경제성을 다시 분석하고 있으며, 이달 말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장래역 기반시설 제안에도 변화가 생겼다. 철도공단과 주민 측은 성남시가 2024년 제안했던 대단면 터널과 승강장 일부 선시공 방식 대신 터널 일부 구간의 구조만 박스형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도촌사거리 제4수직구 인근 본선 터널 일부를 일반적인 터널 형태가 아닌 박스형 구조물로 시공해, 향후 역 신설이 결정될 경우 별도의 역사를 연결할 수 있도록 구조적 여지를 미리 확보하자는 방식이다.

주민들은 장래역 기반시설 설치에 드는 사업비 ‘215억 원+α’를 성남시가 부담하겠다는 ‘비용부담 확약서(확약서)’를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에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의회 자유게시판에도 확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철도공단은 성남시가 사업비 부담을 위한 행정 절차를 마치고 확약서를 제출하면 구조변경 수용 여부를 검토한 뒤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김승찬 철도공단 수서광주사업단 TF단장은 “성남시가 확약서를 제출하고 사업비 부담을 위한 행정 절차를 완료하면 공단도 의사결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성남시와 이 의원실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철도공단이 제시하는 ‘행정 절차’다. 성남시에 따르면 비용부담 확약서를 제출하려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와 시의회 의결 등 관련 ‘재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성남시는 B/C가 1을 넘어 경제성이 확보돼야 이 같은 후속 절차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성남시는 현 단계에서 확약서를 제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시는 2024년 철도공단이 당시 제안을 사실상 역 신설의 일부로 판단해 경제성 확보를 요구했던 만큼, 현재 주민들이 요구하는 장래역 기반시설도 역 신설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이상진 성남시 광역철도팀장은 “시는 아직도 역 신설로 판단하고 있다”며 “철도공단에서 2024년 당시 ‘기반시설’도 ‘역 신설’로 보며, 경제성을 확보한 후 추진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내왔었다”고 말했다.

이달 말 나올 성남시의 자체 사전타당성조사 결과는 도촌야탑역 문제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시는 경제성이 확보되면 장래역 기반시설이 아니라 도촌야탑역 자체를 신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역 신설에 필요한 비용 역시 시가 부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팀장은 “만약 B/C가 1을 넘으면 기반시설이 아니고 역 신설로 가야 한다”며 그럴 경우 “사업비 1400억 원을 부담하는 협약서를 쓰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B/C가 1을 넘지 못하면 성남시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반시설 사업비를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B/C가 1보다 낮으면 추진하기 어렵고, 높으면 역 신설을 추진하는 구조다. 어느 쪽이든 장래역 기반시설이 대안으로 채택될 여지가 좁다.
한편 철도공단과 성남시, 주민들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협의체 회의는 10월 말 열릴 예정이다. 철도공단은 협의체에서 도촌야탑역 문제와 별도로 노선 변경과 터널 심도 조정, 소음·진동 피해 최소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