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법상 대주주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에게 고려저축은행 주식을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호진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세 포탈 혐의의 경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 원이 확정됐다.
저축은행법 10조의 6을 보면,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대주주에게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할 것을 명할 수 있다. 대주주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상호저축은행 총 주식의 10%를 넘는 주식을 처분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이호진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주식 처분 명령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소송을 법원에 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전 회장 측은 대부분의 위반 행위가 대주주 부적격 제도가 만들어진 2011년 이전에 생긴 일이라 주식 처분 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이 1조 원이 넘어 대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고려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올해 111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2016년부터 매년 같은 액수로 배당금을 정해왔다. 이번 배당성향은 약 36%다.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최대주주 이호진 전 회장은 보유 지분(30.5%)에 따라 배당금 33억 8000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고려저축은행의 주요주주가 이 전 회장이 대주주인 태광그룹 계열사 태광산업(20.24%), 대한화섬(20.24%), 조카 이원준 씨(23.15%)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이 전 회장의 실제 배당금은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호진 전 회장은 흥국생명(56.8%)과 흥국증권(68.75%)에도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계열사를 동원한 사익 편취 혐의, 올해 2월 차명주주로 지분율을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두 차례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재판 결과 등에 따라 흥국생명 대주주적격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