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맞닿은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해져…입국 제한 풀릴 시 많은 해외 관광객 기대
이야기의 시작은 2016년 미토요시 당국이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진 대회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출품작 중 하나가 시선을 집중시켰는데, 다름 아니라 치치부가하마에 비친 아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거울처럼 투명하게 반사돼 장관을 이루고 있었던 것. 이후 치치부가하마는 ‘거울 해변’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시 당국은 이를 좋은 기회라 여기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치치부가하마에서 ‘인생샷’을 찍는 방법을 공식 사이트에 올리는가 하면, 해변의 조수와 일몰 시간이 적힌 달력도 게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토요시 사이트는 단 며칠 만에 4만 명 이상의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평소보다 수십 배나 많은 수치다.
TV 프로그램에서도 치치부가하마 해변을 ‘일본의 유우니’라고 칭하며 앞다퉈 소개했다. 우유니는 볼리비아의 소금사막으로, 우기에 빗물이 하늘을 비춰 거울과도 같은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다. 이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치치부가하마는 썰물 때 물 웅덩이가 생기는데, 여기에 하늘이 거울처럼 비쳐 우유니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가 지는 일몰 시간과 겹치면 일대는 선명한 노을빛으로 뒤덮여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오렌지빛 그러데이션과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의 조합은 넋을 잃게 할 만큼 절경이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려면 비행기로 최장 25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치치부가하마는 접근이 편하며 해변이라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좋다. 이와 관련, 일본 여행 잡지들은 “일본 내에서 해외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치치부가하마를 꼽기도 했다. 어느덧 치치부가하마는 가가와현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오디티센트럴은 “현지인도 거의 몰랐던 곳이 불과 몇 달 만에 일본 전역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SNS에서 풍경 사진이 많은 주목을 받았기 때문”고 덧붙였다. 요즘은 “해질녘 치치부가하마의 해안을 따라 인스타그래머들이 인생샷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매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주춤해졌지만, 이미 해외에서도 치치부가하마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곳으로 유명해진 만큼 입국 제한이 풀리는 대로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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