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께 경찰서를 나선 이경우는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으로 고인이 되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유가족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를 받고 범행에 가담했느냐'는 질문에 "3억 원 좀 넘게 받기로 했다"고 답했다. 범행은 황대한, 이경우가 주도했으며 자신은 "너도 (범행 모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죽을 수 있다"는 협박을 들어 동참하게 됐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48) 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이튿날 오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시신은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경우가 범행 계획을 짰고 황대한과 연지호가 직접 실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경우와 황대한은 대학동창이며, 이경우가 황대한에게 과거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알게 된 A 씨의 납치 살해를 제안한 뒤 황대한이 이를 연지호에게 다시 제안했다.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A 씨에게 코인 투자 문제로 원한을 가진 재력가 유 아무개·황 아무개 씨 부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남편 유 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하고 부인 황 씨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9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이들 부부가 이경우에게 2020년 9월께 범행자금 명목으로 착수금 2000만 원을 포함해 총 7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