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경이로운 소문2’ ‘순정복서’ 주인공 맡아…의혹 해소 안돼 ‘리스크 품은 복귀’ 시선도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최근 주연 드라마를 통해 2~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하는 조병규와 김소혜는 학폭 논란에 연루됐던 연기자들이다. 한창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던 중에 일방적인 폭로에 휘말려 ‘학폭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과 억울함을 표하는 반박을 거듭했지만, 결국 연기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자의’보다 ‘타의’에 의한 결정이었다.
논란이 증폭되고 2~3년이 흘러서일까. 그 사이 거듭된 해명으로 논란을 불식시킨 조병규와 김소혜가 ‘하필’ 같은 시기 주연 드라마를 내놓으면서 또 다시 학폭 이슈를 소환하고 있다. ‘리스크를 품은 복귀’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조병규는 7월 29일 방송을 시작하는 tvN 토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트 펀치’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2020년 방송한 ‘경이로운 소문’ 1편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 잇따라 캐스팅됐지만 인기를 즐길 새도 없이 과거 뉴질랜드 유학 시절 얽힌 학폭 논란이 제기돼 활동을 중단했다. 이번 ‘경이로운 소문2’가 3년 만의 복귀작이다.
김소혜의 상황도 비슷하다. 8월 21일 방송하는 KBS 2TV 월화 드라마 ‘순정복서’의 타이틀롤을 맡아 대중 앞에 선다. 2017년과 2021년 연이어 학폭 논란에 휘말린 그가 활동을 재개하기는 2년 만이다.
조병규와 김소혜는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주연 드라마를 내놓게 되면서 학폭 이슈로 나란히 얽혀 다시 언급되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지금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방적인 폭로인 데다, 사실관계 확인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유명인이란 이유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답답함도 표한다.
하지만 여전히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의 남아 있는 만큼 이들이 내놓은 두 편의 드라마에도 그 영향이 어떤 식으로든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조병규와 김소혜는 각각의 드라마에서 ‘정의’와 ‘용기’를 상징하는 인물을 맡았다.
#‘불씨’ 남아있는 의혹들
조병규는 총 세 차례에 걸쳐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과거 뉴질랜드 유학 시기가 겹친 몇몇 동급생이 학폭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 사실을 목격했다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폭로 글로 촉발된 조병규의 학폭 의혹 가운데 2건은 게시물을 쓴 작성자가 허위 내용임을 밝히고 글을 삭제하면서 일단락됐다.
문제는 여전히 1건의 학폭 피해 주장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조병규 측은 고소를 진행 법적인 절차에 돌입했지만, 해당 글이 게시된 계정의 운영자가 해외에 거주 중으로 알려지면서 흐지부지되고 있다. ‘불씨’가 남아있다는 의미다. 한동안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조병규가 ‘경이로운 소문2’로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어떤 식으로든 논란의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조병규도, 제작진도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순정복서’ 공개를 앞둔 김소혜 역시 편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순정복서’는 김소혜가 2021년 개봉한 공포영화 ‘귀문’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영화 ‘윤희에게’ 등으로 연기력을 증명한 김소혜는 한창 드라마와 영화 제작진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연이어 두 차례의 학폭 논란에 휘말려 연기 활동을 멈췄다.
처음 학폭 논란이 제기된 때는 2017년.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 김소혜가 소위 ‘일진’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김소혜가 학창 시절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은 오해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2021년에는 상황이 달려졌다. 학폭 의혹에 다시 휘말린 김소혜 측은 “허위사실임을 분명히 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대중의 마음까지 돌릴 순 없었다. 김소혜가 중학생 때 학폭 문제로 학폭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기록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소혜 측은 오해 속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두 번의 학폭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다.
#'정의'를 이야기하는 작품인지라…
학폭 논란은 최근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슈다. 최근 몇 년 동안 학폭 이슈에 휘말려 위기를 맞은 연예인들도 여럿이다. 이번에 복귀하는 조병규와 김소혜의 경우 당사자들이 억울함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지 않았고, 대중의 신뢰도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과연 이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딛고 재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출연하는 작품이 성공한다면 비교적 무난하게 위기의 상황을 넘길 수 있지만, 만약 추가 피해 주장이 제기된다면 퇴로를 찾기 어려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 이미지 타격은 사실 관계 확인보다 늘 앞서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소문2’ 측은 작품을 소개하는 첫 번째 자리인 제작발표회를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작품과 배우들에 대한 질문도 취재진에게 미리 받아 추렸다. 조병규에 쏟아지는 학폭 논란과 이슈에 대한 시선과 질문 등을 어떻게든 차단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김소혜가 주연한 ‘순정복서’는 그랜드슬램을 앞두고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의 이야기다. 이권숙과 코치가 인생을 걸고 승부 조작의 세력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조병규의 ‘경이로운 소문2’와 마찬가지로 불의에 맞선 ‘정의’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어떤 식으로든 논란에 연루된 연기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외치는 ‘정의의 외침’이 과연 시청자의 마음에 가 닿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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