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협회에 따르면 기존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가격지수는 매매거래 신고데이터를 근거로 한 지수로, 계약 완료 후 신고까지 최장 1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지수는 매물 호가를 이용한 것으로, 실시간 변동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기존 주요 통계지수 대부분 주로 파악이 용이한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어 전월세와 같은 임대차 정보와 상가나 점포, 토지와 같은 여타 부동산 유형 정보는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는 문제가 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KARIS 개발에 착수해 1년여 시간 동안 시스템구축, 데이터검증 작업을 거쳐 출시됐다.
KARIS는 전국 개업공인중개사의 약 80%가 실무상 사용 중인 ‘한방 거래정보망’의 계약서와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데이터를 통계화해 구축한 것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보다 최대 1달 이상 빠른 신속성, 조사원의 호가가 아닌 실거래 계약정보를 바탕으로 한 대표성, 매물 상세정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다양성 등을 3대 특징으로 둔다.
공인중개협회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체결한 계약정보 데이터를 즉시 데이터베이스화해 통계를 위한 빠른 수치 반영이 가능하며, 모든 부동산 유형의 계약서와 확인설명서 항목들을 주제별로 활용할 수 있는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업하고자 하는 지역의 사무실 적정임대료(보증금‧월세)는 얼마인지, 지역별 점포의 평균 임대료는 얼마인지 등 가격정보, 구입이나 임차하려는 아파트 소재 지역의 매수자‧매도인의 연령별 거래 정보, 주요 거래 주택 유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공인중개협회는 또, 허위 실거래가 신고 등 거래가격 이상 징후 포착도 가능해 공익 목적 데이터와 정책 수립 등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추진 중인 주거용·비주거용 가격지수 모형 구축 용역이 완료된 이후 지수 신뢰성 검증과정 등을 거친 뒤 2025년 상반기부터 KARIS 부동산 가격지수 정보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KARIS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평균 75.5%나 차지하는 주요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다양한 부동산 거래사고와 사회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 등 사후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전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시도와 함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부족했던 상가 등 비주거용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는 투자자와 기업, 기관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협회에서 수집한 중개사고 데이터와 통합지수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매물과 임대인 정보 등은 전세 피해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시장의 1차적 데이터 생산자임에도 지금까지 생산 정보들을 가치있게 활용하지 못했다”며 “협회는 4차산업혁명에 맞춰 공인중개사의 생산데이터를 재가공한 유의미한 공익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시장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인중개협회는 KARIS 데이터와 통계 지수의 신뢰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진 뒤 국가적 규모의 대표 부동산 지수로 활용되도록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