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민 부회장은 대학 졸업 후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도이치모터스 전략기획실에 입사했다. 권 부회장은 2021년 12월 도이치모터스 대표에 취임했다. 그의 부친인 권오수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후임 대표로 선임된 것이다. 도이치모터스는 BMW 딜러사인 동시에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권오수 회장은 2022년 4월 석방됐지만 현재는 권혁민 부회장의 사내 영향력이 더 크다는 평가다. 권오수 회장은 도이치아우토와 도이치오토월드 기타비상무이사지만 도이치모터스에서는 미등기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반면 권혁민 부회장은 도이치모터스를 포함해 도이치오토모빌그룹 8개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는 권혁민 부회장 대표 취임 후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도이치모터스는 2022년 이후 수입차 판매 자회사 바이에른오토, 이탈리아오토모빌리, 브리타니아오토 등을 설립했다. 또 부산광역시에 초대형 중고차 매매단지 사직오토랜드도 설립했다. 그 결과 도이치모터스의 자산총액은 2021년 말 1조 1212억 원에서 2023년 말 1조 5728억 원으로 36.26% 늘었다.
하지만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의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1조 6168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1조 5533억 원으로 3.93%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9억 원에서 144억 원으로 54.91% 줄었다. 도이치모터스는 또 지난해 1~3분기 6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1~3분기 7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특히 권혁민 부회장의 대표 취임 후 신설된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바이에른오토는 올해 1~3분기 65억 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오토모빌리와 브리타니아오토도 각각 15억 원, 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수입차 구매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지난해 1~10월 21만 9071대에서 올해 1~10월 21만 5980대로 1.41% 줄었다. 이마저도 테슬라는 KAIDA 비회원사인 관계로 지난해까지 통계에 집계되지 않다가 올해부터 집계에 추가됐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올해 1~10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9만 1100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77% 감소한 수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접어들면서 보복 소비 감소, 법인차 녹색 번호판 도입, 취득세 감면 종료 등의 영향으로 수입차 시장이 다소 주춤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국내 경기가 단기간 내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 증가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신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전문기업 차란차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중고차 시장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며 “블록체인 개발사인 ‘앱토스 랩스’와 웹3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앱토스 네트워크 기반의 중고차 웹3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 신사업은 권혁민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외부에 존재하는 기회와 내부의 핵심 가치 및 역량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개방적 네트워크 조직으로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을 발전시켜 세계의 다양한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이 언급한 차란차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중고차 매매, 차량 렌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차란차의 수익성이다. 차란차의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251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454억 원으로 81.27%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19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78.65% 늘었다. 적자폭이 확대된 셈이다. 재무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차란차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3289.19%에서 올해 9월 말 4888.20%로 1년간 1559.01%포인트(p) 증가했다.
차란차의 매출 비중은 도이치오토모빌그룹 전체에 비하면 크지 않다. 당장 도이치모터스의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5533억 원이지만 차란차의 매출은 454억 원으로 3%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차란차는 내수 시장을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 다수의 중고차 업체가 수출로 적지 않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차란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분위기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중고차 시장에 웹3 생태계가 도입되면 정보 제공자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로 정보 생산자 참여를 늘릴 수 있고, 중고차 구매 정보와 정보 제공자에 대한 평판 조회 등 검증 체계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이치오토모빌그룹 관계자는 “현재 웹3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개발에 대한 논의 진행 중이며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갖춘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주행이력을 통한 게임요소를 추가한 형태의 서비스이며 조만간 내부 임직원을 통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23년 말 자동차 금융 전문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이 캄보디아 여신 전문 기업 BAMC를 인수하면서 도이치파이낸셜이 쌓아온 자동차 금융 경험을 동남아시아 시장에 적용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삼고자 하고 있다”며 “새롭게 출범한 ‘DT 이노베이션’에서는 자동차 부품, 폐차 등의 산업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 수출을 검토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도 좋지 않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주가조작 사건이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회사의 도덕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싶다”며 “도이치모터스를 대체할 업체는 있지만 구매 조건이 좋으면 결국 소비자는 도이치모터스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은 주가조작사건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