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권이란 항공 전력이 적보다 우세해 적으로부터 큰 방해를 받지 않고 육·해·공군 그리고 해병대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제공권을 장악하는 데 핵심무기는 전투기다. 이러한 전투기는 세대로 구분된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KF-21 보라매는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4세대 전투기인 KF-16와 비교해 부분적인 스텔스 성능을 가지고 있고, 전투기에 장착된 센서 및 데이터 융합을 통해 전장 상황을 보다 쉽고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반면 우리 공군도 보유한 F-35 전투기는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4.5세대 KF-21 전투기와 비교해 완전한 스텔스 성능을 자랑하며 장착된 각종 항공전자장비도 월등한 성능을 뽐낸다. 그렇다면 6세대 전투기는 어떤 특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광대역 스텔스 자랑하는 6세대 전투기
지난해 방위사업청과 영남대 공동연구팀이 한국항공경영학회지에 제출한 ‘전투기 세대구분 정교화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6세대 전투기는 기본적으로 저주파수 레이더를 활용한 스텔스 탐지능력을 회피하는 ‘광대역 스텔스’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미국만이 갖고 있는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는 개발 때부터 저주파수 레이더에 대응해 꼬리날개가 없는 무미익기로 만들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47도 공개된 상상도에 따르면 꼬리날개가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4세대 혹은 5세대에 사용되는 터보팬 엔진에 가변 사이클 혹은 적응형 사이클 엔진 기술이 들어간 신형 항공기 엔진을 사용한다. 기존 터보팬 엔진 대비 연비는 향상되고 출력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며. 발전량도 늘어나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레이저 무기 운용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47은 비용 문제 때문에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다. 일례로 2030년대 중반쯤 실전 배치될 F-47 전투기의 한 대당 가격은 현재 8000만 달러(약 1172억 원)에 달하는 F-35보다 비싼 2억~3억 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무인전투기를 활용한 유무인 복합이 대세가 되면서 사람이 타는 값비싼 유인전투기가 필요하냐는 논쟁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미 공군이 차세대 공중 지배(NGAD) 계획을 추진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전 세계 171개국의 군사력을 평가한 ‘밀리터리 밸런스 2025’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각종 전투기와 폭격기 포함 2989대의 전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미국 공군의 경우 2200여 대로 중국 공군 대비 700여 대 정도 적다. 결국 인도·태평양 하늘에서 미국 공군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군 전투기 대비 질적으로 앞선 첨단전투기가 꼭 필요한 것이다.
#절치부심에 성공한 보잉
항공 및 방위 산업적으로 F-47 전투기 사업자로 보잉이 선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보잉은 1997년 F-15와 F-18 전투기를 만들던 맥도널 더글라스(McDonnell Douglas)사를 인수하면서 전투기 제작사로 거듭났다. 이후 미국 공군, 해군, 해병대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계획인 통합 공격기(JSF:Joint Strike Fighter)에서 록히드마틴과 경쟁하면서 대규모 5세대 전투기 수주를 꿈꿨지만 탈락하고 만다. 이후 보잉의 전투기 사업부분은 점점 규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F-47 전투기의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세계 전투기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JSF 사업 탈락 이후 사내 연구개발 조직인 팬텀웍스를 중심으로 6세대 전투기 연구개발에 집중했던 것이 F-47 전투기 수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즉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전투기 개발과 3D 프린터를 활용한 제작방식은 미국 공군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5월, 공군이 주최한 에어로스페이스 콘퍼런스 2024에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미래 전장에서 전쟁 초기에 빠르게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선 F-35A 등 스텔스 성능을 갖춘 이른바 '하이급' 전투기 즉 5세대 혹은 6세대 전투기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 공군의 하이급 전투기 비율은 중국·일본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중국 공군의 4세대와 5세대 전투기의 보유대수는 1400여 대에 달하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기존 37대의 F-35A 전투기에 더해 140여 대의 F-35A/B형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 즉 6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을 진행 중이다. 반면 우리 공군은 아직까지 6세대 전투기를 어떻게 할지 공개된 청사진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공군 내부적으로 6세대 전투기와 관련해 국내 개발 혹은 해외 도입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