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딜 가나 이름이 불리면 단번에 시선이 집중됐고, 급기야 중학교 때는 왕따를 당했다. “이름이 해피인데 왜 행복해 보이지 않느냐”고 시비를 걸어오는가 하면, “왕따를 당해도 행복한 거지?”라는 등 따돌림이 시작됐다. ‘해피 버스데이’ ‘해피 밸런타인’ 등 해피라는 문구가 붙는 이벤트가 있으면 어김없이 놀림을 당했다.
물론 개명을 고려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해피 씨는 “어머니에게 이름의 유래를 들었기 때문에 특별히 부모님을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성인이 되어서도 곤란함은 계속됐다. 취직 활동 중에는 이력서를 보내면 ‘장난’으로 여겨졌고, 면접에서조차 “본명이냐?”라는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심지어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여자친구와는 이름 때문에 헤어진 경험도 있다.
반면 영업 업무에서는 도움이 되기도 했다. 거래처를 뚫기 위해 방문한 곳에서 “좋은 이름을 가진 사원이 왔으니 우리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명함을 내미는 회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제야 인정을 받는구나 싶었다”고 돌이켜봤다. 이러한 그의 사연은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며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9년에도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남성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남성의 이름은 ‘왕자님’이란 뜻의 일본어인 오지사마(王子様)였다. 현재는 하지메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명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남성은 “이름 때문에 손해를 보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학창시절에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부모’라며 부모님에 대한 비판을 듣는 경우가 많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자 ‘이 사람은 왜 이런 이름일까’라며 책임이 자신을 향하게 됐다”고 한다.
아베마TV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연간 4000명 이상이 개명을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명가 마키노 야스히토 씨는 “특히 버블기(1980~1990년대 초)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자식에게 기발한 이름을 붙이려는 성향이 강했고 유행처럼 번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는 모두가 일류 대학 일류 기업에 들어가라는 획일적인 가치관 속에서 교육을 받았다”면서 “개성적으로 살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든 개성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