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4월 16일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민주당 공세는 더욱 불을 뿜었다. 앞서 한 대행은 4월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바 있다.
한 대행 출마가 선거에선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에서 회자됐던 이른바 ‘한나땡(한덕수 나오면 땡큐)’이다. 민주당 잠룡 중 한 명인 김두관 전 의원은 4월 9일 한 대행 출마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 감사할 일”이라고 반색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한덕수 카드’에 불안감이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에 비해 한 대행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 승패 핵심 변수인 무당층 여론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무당층 표심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경제다. 여권이 한덕수 대망론을 띄우는 명분은 트럼프 관세정국에 대처할 ‘경제·통상 전문가’라는 것”이라면서 “무당층이 한 대행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점쳤다.
한 대행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4월 15일 발표(13~14일 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한 대행은 범보수 후보 적합도 중 29.6%로 가장 앞섰다. 김문수(21.5%) 한동훈(14.1%) 홍준표(10.9%) 후보 등의 순이었다.
한 대행이 무당층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결과도 있다.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 의뢰)이 무당층 638명을 대상으로 15~16일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9%포인트), 한 대행은 이재명 이준석 후보와의 가상 3자 대결에서 30.4%를 얻었다.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2.5%포인트(p)였다. 보수 후보들 중 가장 높았다(여론조사 자세한 사안은 여론조사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러한 무당층에서의 여론은 민주당이 우려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이재명 독주체제가 유력하지만, 여권은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경선이 크게 흥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벌써부터 경선 후보와의 단일화, 반이재명 빅텐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 대행이 여권 후보로 나온다면 ‘컨벤션 효과’까지 누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한 대행에 대한 공세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된다. 이재명 캠프 차원에서 ‘한 대행을 향한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윤석열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몸값을 높였다. 민주당이 때리면 때릴수록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갔고, 지지층은 결집했다. ‘핍박받는 이미지’와 ‘반이재명 정서’를 등에 업은 윤 전 대통령은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그렇게까지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윤 전 대통령은 대선까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과 싸우면서 윤 전 대통령은 대권주자로까지 컸다”면서 “한덕수 대행은 그냥 두면 된다. 그럼 과거의 고건·반기문 등처럼 본인 스스로가 버티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이재명은 굳이 상대 후보와 싸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