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온시스템은 지난 1986년 한라공조로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이다. 한라그룹 계열사였으나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공동 인수하면서 지금의 한온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지난 1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한온시스템은 전 세계 자동차 공조 분야에서 일본 덴소에 이은 2위 기업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2020년 한온시스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3~18%로 추정했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GM,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2024년 연간 매출(연결 기준)은 9조 9987억 원으로 전년(9조 5216억 원)에 이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빅4로 분류되는 HL만도(8조 8482억 원)와 현대위아(8조 1809억 원)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가 매해 선정하는 ‘2024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 순위’에서 2023년 매출액 기준 4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자동차 공조 시장에서 1등이다.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의 자료와 자체 분석 내용을 종합한 결과, 2024년 국내 시장 점유율은 48% 수준이다. 그런데 국내 2위 두원공조의 추격이 거세다. 두원공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8년 25%에서 2019년 35%, 2024년 36%로 10%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2018년 양사의 격차는 26%p였으나 최근 5년 동안에는 약 10%p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83년 설립된 두원공조는 한온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공조 전문 기업이자 현대차그룹 부품 협력사다. 두산인프라코어(굴삭기, 휠로더 등)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해외 현지 생산 법인에도 납품하고 있다. 2018년 매출이 5637억 원이었던 두원공조는 2023년 1조 5460억 원, 2024년 1조 5382억 원으로 5년 새 3배가량 증가했다.

한온시스템은 2019년 9월 두원공조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2019년 11월부터 두원공조는 한온시스템이 출원한 ‘전동 압축기용 인버터 모듈’, ‘차량용 좌, 우 독립 공조장치’, ‘가변용량형 사판식 압축기’, ‘파이프 접속 조인트’까지 총 4개의 특허권 등록 무효를 청구하는 소를 특허심판원에 제기하면서 맞불을 놨다.
한온시스템의 ‘전동 압축기용 인버터 모듈’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해 두원공조는 자사 제품이 덴소의 전동 압축기에 장착된 인버터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차량용 좌, 우 독립 공조장치’에 대해서는 일본 공개특허와 현대 제네시스 차량용 공조장치, 도요타 RAV4 차량용 공조장치를 통해 쉽게 도출 및 발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특허심판원은 ‘전동 압축기용 인버터 모듈’과 ‘차량용 좌, 우 독립 공조장치’ 일부 청구항에 대해 무효한다는 심결을 내렸다. 한온시스템이 두 사건에 모두 불복하지 않아 2020년 10월 심결은 확정됐다.
‘가변용량형 사판식 압축기’, ‘파이프 접속 조인트’의 경우 상황이 달랐다. 두원공조 측은 일본 공개특허에 등록된 기술들로 쉽게 도출해 발명할 수 있기 때문에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한온시스템의 진보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두원공조는 두 심판에 불복해 특허법원과 대법원에 연달아 소를 제기했지만, 모두 원고 기각 판결이 나왔고 2022년 3월 최종 확정됐다.
한온시스템은 두원공조가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압축기가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30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는 두원공조 압축기의 구성요소 10개 중 1개가 한온시스템의 제품과 다르기 때문에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2022년 5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특허법원에서 진행된 2심에서도 2월 13일 청구 기각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파이프 접속 조인트’ 특허권 관련 판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2민사부는 두원공조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제조 및 판매한 디스차지 호스, 호스 석션, 석션 & 리퀴드 튜브 어셈블리 등 제품들이 한온시스템의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2022년 10월 한온시스템의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들을 폐기하고 생산·사용 등을 금지하며 한온시스템에 손해배상금 3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한온시스템과 두원공조 모두 항소를 제기한 재판에서 특허법원 제23부는 2월 13일 손해배상금을 5억 원으로 늘리고 나머지 판결을 유지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핵심 기술 보호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했다”며 “양사 합의로 종결됐으며 세부 사항은 공개가 제한된다”고 밝혔다. 두원공조 측과의 연락은 닿지 않았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