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태국의 방콕 현지에서 디지털 월렛 정책에 대한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디지털 월렛은 태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국민 1인당 약 1만 바트(약 43만 원)를 지급하는 현금 지급 정책이다.

지원 대상자인 16~20세 청소년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시완 소나웡(여·17)은 “지원금을 받아 이것저것 사면 좋다”고 했고 위사릇 분타(남·19)는 “사고 싶은 것이 많은데 나라에서 돈을 준다고 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진다폰 나마니(여·17)는 “지원금을 준다고 하면 좋긴 하지만 핸드폰이 없는 사람들은 곤란할 것 같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10대와 달리 2030세대는 “공공부채가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디지털 월렛 정책이 계속 된다면 그 다음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제활동인구다.
나타웃 새푸(남·27)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원금을 준다면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것인데 결코 좋은 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산티 유닛(남·38) 역시 “지금 돈을 준다고 해도 언젠간 세금으로 걷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돈은 돈이고 정치 신념은 신념”
정부 정책과 정치 신념은 별개라는 의견도 많았다. 돈을 받는다고 해도 지지 정당을 바꿀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아옴 랏따나폰(여·24)은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방콕으로 온 청년이다. 진보 성향의 인민당(People's Party)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는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젊은 세대의 표를 살 수 없다”며 “돈은 돈이고 정치 신념은 신념이다. 돈을 아무리 살포해도 지지 정당을 바꿀 생각은 없다. 주변 친구들도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색이 뚜렷한 편”이라고 말했다.
보수 정당 지지자도 마찬가지다. 뉴스를 통해 디지털 월렛 정책을 처음 알게 됐다는 아난타야 붐릉숙(여·62)은 민주당(Democrat Party)을 지지한다. 태국 민주당은 왕실과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전통적인 보수정당이다.
아난타야는 “지원금을 받든 안 받든 현 집권당인 푸어타이당은 지지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그 돈을 지방 수로 정비 사업이나 극빈층 지원 등 더 유용한 곳에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디지털 월렛 2차 지원 대상자(60세 이상 고령층)에 해당하지만 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태국=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