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이 가입한 펀드는 한국투자증권이 2019년 6월 설정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파생형, 벨기에 펀드)이다.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설정일 이후 111.61%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인 상황이다.
벨기에 펀드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벨기에 정부기관 사용 건물의 99년 장기임차권에 투자해 배당금 수령 및 자본이득을 추구한다. 하지만 2024년 6월 선순위 대출 만기가 도래했으나 상환에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선순위 대주단인 영국생명보험사 로쎄이가 담보를 처분해 원금 회수에 나서면서 후순위였던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 위기에 놓였다. 피해자 측 집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파생형)는 한국투자증권,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을 통해 894억 원 규모로 판매됐다.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600억 원의 물량을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이다.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 측이 펀드의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투자 설명서 및 상품 설명 과정에서 일반적이고도 단순한 기본적 위험에 대한 언급이나 설명만이 있었을 뿐 중대한 위험 요소인 부동산의 감정평가 금액의 하락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비율 초과로 인한 대출 상환 및 자금 통제(Cash Trap), 강제매각의 위험성과 손실위험에 대한 설명이나 고지가 없었다.
벨기에 펀드 피해자 모임은 펀드 판매 당시 △벨기에 정부가 임차한 건물이므로 매우 안전하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등 허위 사실을 고지한 녹취록을 다수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배상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불완전판매 정황이 담긴 녹취를 확보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합의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문제를 제기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후 배상이 필요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합의를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벨기에 펀드 가입 고객 중 70%가량이 배상안에 합의했다. 다만 피해자 측은 이 수치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은 투자자까지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판매처는 아직 보상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해당 불완전판매를 두고 PB(프라이빗뱅커) 일부의 일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펀드는 법정 분쟁으로도 확대됐다. 벨기에 펀드 투자자 일부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투자자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정윤 노윤상 변호사는 “현재 불완전판매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사장이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사장은 2018년 12월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으로 선임되면서 PB의 판매 전략을 책임지고 상품 등을 선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환 사장은 실적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2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를 수 있었다.
건국대 대학원 부동산금융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김성환 사장이 개인그룹장으로 있던 시절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부동산 관련 다수의 펀드를 판매했다.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2019년 2월 결성),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2019년 10월) 등이다.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는 누적 수익률 17.43%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의 누적 기준 수익률은 -35.76%에 그치고 있다.
김화규 벨기에 펀드 피해자 모임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수익을 추구했다. 2019~2020년 해외 부동산 펀드 상품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경쟁적으로 판매해 고객의 위험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사장이 당시 판매 책임자로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성환 사장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부족함이나 실수하는 직원이 있을 수 있지만,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과중심의 문화가 불완전판매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증권사에 대해 성과주의 중심으로 팔고 보는 조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실제 증권사는 고객의 손실 및 이로 인한 고객이탈에 매우 민감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 외에 펀드를 본격적으로 판 지 20년 정도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위험상품 판매에 대한 완전 판매 프로세스는 많이 발전돼 다른 업권보다는 매우 우수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