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2022년 동대문 갑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송정빈 당시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부친 송 아무개 씨로부터 거액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송정빈 전 시의원의 부친인 송 씨는 동대문구 지역을 중심으로 식당 등 사업을 하고 있다. 20년 이상 민주당 당원 출신이기도 하다. 송 씨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에게 자신의 아들인 송 전 의원의 시의원 공천을 부탁하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송 전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해 재선에 실패했고 송 씨는 안 의원에게 자신이 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의 폭로는 2022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일부 민주당 인사가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불거졌다. 일요신문이 일부 확보한 송 씨의 카카오톡 글에 따르면 송 씨는 “안규백아, 내 돈 즉시 내놔라. 내 나이 80인데 죽기 전에 받아서 정의로운 당원님께 드리고 천국에 가고 싶다”며 “민주당 동대문 갑 20년 고문의 호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민주당 당원 A 씨는 “돈을 좋아하는 돈규백님, 돈을 좋아한다는 것이 소문이기를”이라며 “앞으로 동대문구 발전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송 씨는 안 의원 측 인사들에게도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안규백의 졸개들아. 이 싸움에 끼어들지 말거라. 아부를 잘못하면 졸개들도 다친다. 나는 한 놈만 패는 싸움을 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요신문은 이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폭로가 이어진 다음인 2022년 11월 15일 오후 송 씨가 운영하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인근 당구장에서 송 씨를 만났다. 당시 송 씨와 나눈 대화 일부다.
일요신문 “안규백 의원과 돈 문제 있다고 하던데?”공교롭게도 송 씨의 폭로는 아들인 송 전 시의원이 2022년 12월 5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직능대표자회의 부의장에 임명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송 아무개 씨 “선당후사(당을 위해 개인을 희생)다. 나중에 얘기하겠다.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중략) 앞으로 (2024년) 총선도 있으니까.”
일요신문 “카톡에 글을 올렸던데?”
송 아무개 씨 “올렸다가 삭제했다.”
일요신문 “안규백 의원이 만나자고 하지 않았나?”
송 아무개 씨 “우회적으로 만났다.”
일요신문 “안 의원이 공천을 못 줬으면 사정을 설명하고 돈을 돌려주면 되는 게 아닌가?”
송 아무개 씨 “다음에 얘기하겠다.”
전국직능대표자회의는 당규에 따른 당내 상설위원회로 직능조직 확대, 직능정책 수립 및 직능단체와의 협력 등을 임무로 한다. 당시 직능대표자회의 의장이 바로 안 의원이었다.

이날 임명식에는 이재명 당시 당대표도 자리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직능대표자회의 의장을 맡고 계신 안규백 의원님께서 드디어 조직적인, 기본적인 체계를 갖추고 직능대표자회의를 출범하게 된 것 같다”며 “직능대표자회의에 참여해 주신 여러 부의장님들, 환영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 씨의 카카오톡 폭로 당시 사정을 잘 아는 B 씨는 일요신문에 “송 씨는 돈으로 장난을 많이 했던 사람”이라며 “송 씨 돈은 받으면 안 된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송 씨에 대해서는 “본인이 정치를 하려고 하다가 안 되니 아들을 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안 의원이 아들 공천을 안 주니 협박을 한 것”이라며 “중앙당 가서 데모도 한 것으로 안다. 검찰과 경찰에도 알린다고 하더니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 지금은 안 의원의 국방부 장관 지명을 축하한다는 글도 올리고 사진도 올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송 씨가 정치자금 제공 논란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송 씨는 2002년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김희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공천을 받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1억 1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송 씨로부터 9000만 원과 2000만 원의 정치자금법을 받은 혐의 외에도, 1억 원의 채무를 탕감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1심은 9000만 원 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0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정치자금의 제공 동기와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송 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송 씨는 지난 9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2022년과는 다른 해명을 내놨다. 그는 “안규백 의원에게 돈을 준 적 없다. 아들이 공천을 못 받으니 화나서 보낸 메시지였다”며 “아들 대신 공천 받은 사람들이 (2022년 지자체 시의원) 선거에서 떨어지니 화가 풀렸다. 아들이 임명된 (전국직능대표자회의) 부의장 자리는 큰 의미 없는 자리”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일요신문은 9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안 의원에게 세 차례 전화와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안 의원실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만 답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