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매출 비중 절대적인데…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시스템 반도체 아웃소싱을 사업화했는데, 씨모스이미지센서(CIS) 테스트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한 덕에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CIS 테스트 외에도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메모리 콘트롤러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두산그룹은 두산테스나의 영역인 반도체 및 첨단소재를 그룹의 3대 축으로 삼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인수 직후 박정원 회장이 사업장을 방문해 글로벌 톱 레벨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엔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그리고 반도체를 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출처 확대 및 시너지 차원에서 엔지온이라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을 추가로 인수했다.
하지만 실적과 관련해서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상당수 증권사가 올해 큰 폭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고 있을 정도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6개월 전만 해도 두산테스나가 연간 6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봤으나, 7월 8일 현재는 이 수치가 90억 원까지 떨어졌다. 매출은 2982억 원으로 전년대비 20%, 영업이익은 76.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부진의 첫 번째 이유는 고객사 공략이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 두산테스나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96.4%(별도 기준)에 이른다. 다른 팹리스 업체를 잡기 위한 시도는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팹리스 기업은 아무래도 근처에 있는 회사에 테스트를 의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로 인수한 엔지온(현 DP사업부)은 주 고객사가 SK하이닉스인데, 현재로서는 DP사업부를 통한 매출처 확대 또한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중 DP사업부와 턴키(일괄 발주) 형태의 매출 계약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삼성전자의 부진이다. 생각보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주문형 반도체(ASIC) 제품이 수많은 용도와 종류로 세분화돼 한개 대기업이 특정 기술로 전체 생산과 판매를 주도하기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은 각기 다른 용도에 따라 자체적으로 AP 칩을 설계하고, 생산은 외주를 주는 구조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각각 자체적으로 AP칩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한 후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그래도 두산그룹 최대 관심은 두산테스나
2019~2022년 고전한 두산그룹은 다행히 이후로는 원자력 발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등이 업황 호조를 맞으면서 부활했다. 현재 계열사 자금 7조 5000억 원을 기반으로 M&A 시장에 인수자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다. 2008년 밥캣(현 두산밥캣) 인수와 같은 초대형 M&A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IB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그리고 로봇 분야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이미 지난해 두산테스나를 중심축으로 엔지온 외의 다른 기업 인수를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석 한국IR협의회 연구원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여러 반도체 연관 기업을 접촉했고 그중 한 곳은 실제로 인수 검토를 했다고 한다. 다만 주고객사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다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로 당시 검토하던 인수 건은 성사되지 않았다.

두산테스나가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자율주행시대에 필수적인 ADAS 칩 관련 테스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오토부문 매출 비중은 2022년 6%에서 2023년 17%, 지난해 20%로 상승했다. 테슬라 무인택시를 계기로 시장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로보틱스 주도 M&A 가능할까?
또 하나 M&A시장의 포식자가 될 존재로 주목할 만한 계열사는 두산로보틱스다. 글로벌 협동로봇 1위 기업 유니버셜로보틱스가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두산로보틱스 또한 글로벌 4위 수준이고, 한국 기업 중에서는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회사를 붙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상장 당시, 2024년 흑자 전환하고 2025년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4년 예상 매출이 1172억 원, 2025년과 2026년은 각각 2642억 원, 4673억 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벌써 절반 이상 보낸 시점에서 2025년 예상 매출은 504억 원까지 밀렸다.
이마저도 증권가 예상치일 뿐이라 실제 달성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흑자 전환 시점도 아주 오랜 기간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연구원이 있고, 호의적인 연구원들조차 2027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자회사를 붙여야만 하는데, 지난해 두산밥캣을 자회사화하는 작업을 시도했다가 여론이 악화하며 실패했다. 이후로도 두산로보틱스는 카브아웃 딜(대기업이 특정 사업이나 자산을 분리해 매각하는 것)을 몇 곳 검토하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대기업 사업 부문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향후 두산로보틱스 주도의 M&A 가능성에 대해서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을 하면서 현금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룹 차원에서의 로봇, 반도체 관련 부문 기업 M&A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산그룹 사업 영역이 에너지·반도체·산업기계 부문이라 관련 기회가 있으면 인수 등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