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씨는 19세였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 A 씨의 혀를 깨물어 1.5cm가량을 절단했다.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당시 부산지법은 최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56년이 지난 2020년 5월 최 씨는 재심을 청구했지만, 부산지법과 부산고법은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불법 구금하고 자백을 강요했다'는 최 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대법원은 3년이 넘는 심리 끝에 "최 씨 주장이 맞다고 볼 정황이 충분하다"면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부산고법은 올해 2월 최 씨 사건의 재심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를 인용했다.
결국 7월 23일 공판에서 검찰은 증거 조사에 이어 피고인 심문을 생략하고 곧바로 "본 사건에 대해 검찰은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한 행위로써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본연의 역할은 범죄 사실 자체는 물론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로부터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아울러 검찰은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죄가 되는 사건이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 검찰과 법원 잘못으로 오판됐던 것"이라면서 "9월 선고 공판에서도 법원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최 씨에게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씨도 최후 변론에서 "국가는 1964년 생사를 넘어가는 악마 같은 그 날의 사건을 어떤 대가로도 책임질 수 없다"면서 "피해자 가족의 피를 토할 고통을 끝까지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1년간 죄인으로 살아온 삶, 희망과 꿈이 있다면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인권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 법을 만들어 달라고 두손 모아 빌겠다"고 했다.
검찰이 무죄를 구형하자 최 씨는 법정을 나가면서 자신을 도운 여성단체 관계자들에게 인사하며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귀로 들었다"면서 "검찰이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니 대한민국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심 재판부의 선고 공판은 9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