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정 장관의 행보에 대해 ‘신중하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검찰 인사가 파격보다 검찰 내부에서 납득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감안한 방향으로 이뤄졌다. 검찰총장 인선 역시 내부를 아우를 수 있는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성호, 인사와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이 같은 방향은 인사로 드러났다. 취임 후 사흘 만에 첫 검찰 인사를 단행했는데, 사법연수원 32기와 33기 두 기수를 동시에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대규모 인사를 통해 △ 윤석열 라인 지우기 △특수통 배제 △형사부 출신 중용 △여성 중용 기조 등을 보여줬다.

주요 보직 중 유일한 특수통은 박철우 부산고검 검사인데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로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역임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좌천 성격의 인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 밖에 마약통인 박재억 인천지검장은 관할 지청이 많은 대형 검찰청인 수원지검장으로 중용됐고, 김향연 부산지검 1차장(청주지검장)과 최영아 남양주지청장(대검 과학수사부장), 정수진 청주지검 차장(제주지검장) 등 여성 검사들의 검사장 승진도 있었다. 이미 검사장이었던 박성민 대전고검 차장은 법무부 법무실장이라는 핵심 보직으로 옮겨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재판 국면에서 헌법재판소를 향해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하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림 춘천지검장,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부실 수사' 했다고 알려진 정유미 창원지검장 그리고 허정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박영진 전주지검장이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아 좌천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중간간부급(차·부장검사)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형사 및 기획 라인 중용 기조가 중간간부급 인사뿐 아니라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인사 후 검찰 내부 반응을 보면 ‘생각보다 능력이나 평이 좋은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잘 배치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검사장 인사가 있긴 하지만 이에 대해서 정성호 신임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실 윗선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귀띔했다.
#관심 쏠리는 차기 총장 인선
검찰총장 인선은 중간간부 인사가 끝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초 즈음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총장추천위가 꾸려지고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 등 여러 절차를 거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신임 검찰총장은 적어도 9월 중순이나 말께에 취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총장은 역할이 막중하다. 1948년 검찰 제도 창설 이후 77년 만에 검찰 조직의 문을 닫는, ‘마지막 검찰총장’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과정에서 신설 기관으로 검사와 수사관들의 이직 및 노하우 전수도 주도해야 한다. 공소청의 첫 청장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으로 비켜서 있었던 인물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고위 간부 인사 명단에 들어간 구자현(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고검장과 노만석(29기) 대검찰청 차장, 송강(29기) 광주고검장, 이종혁(30기) 신임 부산고검장이 내부에서 거론되고, 외부 인사로는 심재철(27기)·이정수(26기)·문홍성(26기) 변호사 등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핵심 보직에 있었던 이들이 거론된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검찰총장은 내부를 잘 다독이는 동시에 큰 변화를 앞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잘 정리해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 평판이 뛰어난 기획 라인이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검찰 내에서 두드러지게 반발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대선 전부터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터라 검찰 폐지에 대해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짙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