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김건희 씨에게 건넨 선물”이라고 자수했다. 김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법원은 12일 자정즈음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됐다.
#증거인멸 위해 영장 밖 사건 핵심 증거까지 제출
특검의 ‘증거인멸 우려’ 강조가 주효했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그 이유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특검팀은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제시하며 김건희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김 씨 진술을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김건희 씨가 착용했던 목걸이는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 모델로 2010년도가 넘어 출시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20년 전 구매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보고, 거꾸로 제품 구매자들 중 의심 가는 이들을 특정해 역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희건설을 발견했다.
당시 판매를 담당했던 직원은 JTBC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 후 서희건설 비서실장(이사)과 어머니가 함께 와 구매했고, 백화점 상품권으로 결제했다”고 인터뷰했고, 서희건설도 특검에 자수서를 내고 “김건희 씨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애초 서희건설에서 건넨 뇌물 성격의 목걸이는 김 씨의 구속영장에는 적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특검은 김 씨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 인멸 우려를 입증하기 위해 목걸이 진품과 막후 사정을 법원에 설명했고, 법원은 어렵지 않게 발부를 결정했다.

목걸이 외에도 명품 뇌물 논란이 특검 수사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검팀은 7월 25일 김건희 씨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명품 시계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아메리칸 히스토리 1921 시계의 상자와 정품 보증서를 발견했다. 제품 가격은 5400만 원 수준이다.
김 씨의 구매 이력이 없던 터라 특검팀은 해당 브랜드의 구매자 내역을 확인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초 대통령 집무실 경호용 로봇개 수의계약 특혜 의혹을 받는 서 아무개 씨가 2022년 9월 김건희 씨에게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서 씨는 특검 조사에서 “해당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건희 씨가 냈다”면서도 일부 비용을 제3자들이 부담했음을 시인했다.
영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도 있다. 김 씨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고위 임원에게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2000만 원 상당의 샤넬백 2개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정치 뇌물 관련 수사 경험이 있는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책 결정 과정의 복잡한 사건은 국민들에게 설명해 공분을 얻기 어려운데, 명품 시계, 자동차, 가방, 목걸이 등 뇌물로 오간 사건은 설명이 쉽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수사 동력을 높인다”며 “특검팀이 진품과 뇌물 제공자 진술까지 확보하면서 구속영장을 쉽게 발부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6가지 의혹 중 넘지 못한 산은?

다만 특검법에 규정된 규명 대상이 16개나 되기 때문에 일부 사건은 무혐의 처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양평고속도로 IC 변경 특혜 의혹 수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김건희 특검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돈다. 기소에 이르려면 김 씨가 구체적으로 개입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뇌물 입증’으로 김건희 특검팀의 성과가 ‘검찰 해체론’에 중요한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까지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몸담았던 한 법조인은 “결국 의혹을 확인하는 수사를 하려면 압수수색 등 제대로 털어야 하는데 권력 눈치를 보면서 그걸 하지 못하다 보니 검찰이 이 상황까지 놓인 것 아니겠느냐”며 “몇몇 의혹들은 특검팀이 수사할 시간이나 인력이 부족하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뇌물 혐의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충분한 성과’를 입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