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 왜 나오는지 이해 안 간다”는 증인에 특검 즉각 반박

‘집사 게이트’는 김 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비마이카의 후신)가 2023년 6월 회계 기준상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사모펀드인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과 금융·증권사 9곳으로부터 184억 원대 투자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김건희 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은 HS효성 등 기업들이 김 씨와 김건희 씨의 친분을 보고 대가·보험성 투자를 한 것 아니냐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씨가 투자금 가운데 46억 원을 실질적으로 자신이 소유한 법인 ‘이노베스트코리아’를 통해 부당 취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김 씨는 이노베스트코리아를 포함 회사 5곳의 자금을 대출금이나 주거비, 자녀 교육비, 보험료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함으로써 48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피고인 출석 의무에 따라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정장을 입은 채 자신의 법률대리인 옆자리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은 특검팀이 제출한 증거자료와 의견서 등의 자료를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특검은 일부 증거신청을 철회했고 김 씨 측은 특검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대해 부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초 예정된 증인은 3명이었으나 1명이 불출석하면서 이날은 비마이카 전 직원인 김 아무개 씨와 비마이카의 자회사 ‘아이마스’의 유 아무개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만 진행됐다. 유 씨는 자신이 설립한 아이마스가 비마이카에 합병되면서 비마이카의 부사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2023년 IMS모빌리티의 투자 유치에도 직접 참여한 관계자로 증인에 채택됐다.
먼저 특검팀은 아이마스의 등기부등본을 법정 화면에 띄우며 ‘김예성을 처음 알게 된 경위’와 ‘회사 설립 당시 비마이카와 같은 사무실을 쓴 이유’에 대해 물었다. 유 씨는 “2017~2018년쯤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알게 됐다. 조 대표가 ‘사업적으로 센스가 좋다’며 ‘알아두면 새로운 사업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고 답했다.
비마이카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조 대표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마이카가 아이마스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관계를 유지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아이마스 법인이 설립되기 전부터 김 씨가 아이마스 주식 절반을 갖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작성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즉, 아이마스가 발행한 주식 2만 주 가운데 절반인 1만 주를 15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서를 쓴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유 씨는 “행정상의 이유로 법인 설립 신고만 늦었을 뿐 실제로는 주식매매가 되기 전부터 회사를 구성하고 있었다”고 했다. 주식매매 계약에 대해선 “혼자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김 씨가 주주로 합류해 회사 운영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이라며 “함께 사업을 구상하는 것에 불과했고 이런 방식은 다른 사업가들도 많이 한다”고 답했다.
다만 “사업을 구상하는 것에 불과했다면 정식으로 계약서를 만들고 도장까지 찍은 이유는 무엇이었느냐” “나중에 김 씨가 해당 계약서를 내밀면 주식을 넘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특검팀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 사이 김 씨는 자신의 변호인과 귓속말을 주고받거나 변호인이 보여주는 문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 씨 측 변호인의 신문이 이어졌다. 김 씨 측은 “김 씨가 김건희 씨와 친분을 과시한 적이 있느냐” “투자유치 관계사 중 김 씨와 김건희 씨의 친분을 물어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유 씨는 모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23년 투자 유치를 위해 신한카드와 HS효성 등을 방문했을 때 김 씨는 이쪽에 근무하지도 않은 사람이라 인지할 수 없었다”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특검팀은 “그렇다면 김예성이 김건희와 친분을 과시한 적 있느냔 질문에 없다고 할 게 아니라 모른다고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증언을 마친 유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김 씨 쪽을 향해 눈 인사와 함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 씨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유 씨의 인사를 받았다. 그는 재판이 모두 끝난 후 김 씨에게 다가가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기도 했다.
두 번째 증인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비마이카의 재무회계 본부장으로 있었던 김 아무개 씨였다.
이번에도 특검팀의 신문이 먼저였다. “김 씨의 직위를 무엇으로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 전 본부장은 “입사 당시 회사 사람들이 조영탁과 김예성 두 사람 모두를 대표라고 불러 공동대표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김 전 본부장은 “김 씨가 비마이카의 월간회의에도 참석했다. 진짜 대표가 아니라는 사실은 2019년 회계 감사 자료를 보다가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김예성의 처인 정 아무개 씨와 그의 모친을 알거나 회사에서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했다. 김 씨의 처와 그의 모친은 비마이카에서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김 씨 측 변호인이 반박에 나섰다. 2017년 당시 김 씨는 비마이카의 전략 담당 임원이었으므로 그룹장들이 모이는 월간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김 전 본부장도 별다른 부정을 하지 않았다.
양측 신문을 듣고 있던 재판부는 “실질적 대표는 누구라고 생각했느냐”고 물었고 김 전 본부장이 “서류상으로는 조영탁 대표였다”고 답하면서 신문은 마무리됐다. 한편 김 전 본부장은 김 씨와 따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2월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친분 사실 밝히는 것으론 부족한데…

김 씨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번 사건이 특검의 별건 수사임을 강조하며 “특검의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만약 공소기각이 되지 않는다면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양형 사유를 참작해달라고도 했다. 김 씨 측은 “김 씨의 1인 회사에 대해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김 씨와 동일하게 평가되는 1인 회사에 대해 세무조사와 별개로 형사처벌까지 된다면 이중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살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특검팀은 적법한 수사라며 맞서고 있다.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은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지정돼있는데 집사 게이트도 이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수사 중 인지한 사건이므로 특검법에 따라 적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씨를 기소하면서 집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된 배임 혐의는 포함하지 않았다. 횡령 혐의도 김건희 씨와 공모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구속기소한 횡령 혐의 외엔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 사실인지 아닌지 실체를 밝히는 것이 특검의 목적”이라고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특검의 기소가 다소 무리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설령 김 씨의 횡령이 입증된다고 해도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지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으론 잘 모르겠다”고 했다.
관건은 두 사람 사이의 돈 거래 유무다. 이 변호사는 “김 씨가 횡령한 돈이 김건희 씨 측으로 흘러들어갔거나 김건희 씨가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밝혀내야 한다”며 “아마 특검팀도 횡령금의 사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를 주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당초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도 11월 안에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11월 중으로 기소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12월 정도에는 가능하겠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도 정확한 날짜는 특정하지 못 했다. 현재로선 공범 기소나 추가 기소도 예정된 것이 없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