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전선은 “안정적 지배구조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2월 5일이다. LS전선이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 LS이브이코리아 지분율은 100%가 된다.
양측은 이미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LS전선이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에 약속한 상장에 연이어 실패한 것이 배경이 됐다. LS전선은 2017년 11월 1일 하네스(전력 공급 배선 세트) 및 모듈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LS이브이코리아를 설립했다.
같은 해 LS전선은 폴란드에 일반 차량 배터리용 전장 관련 부품 공장을 설립했다. LS전선은 2020년 11월 LS이브이폴란드 설비 설립을 위해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자금 300억 원을 투자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약 98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며 총 398억 원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 대가로 50%의 LS이브이폴란드 지분을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LS전선이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LS이브이폴란드 투자를 받으며 4년내 상장을 약속하면서 동반매도청구권을 부여했다. 약속된 시점인 지난해 4월 LS이브이폴란드는 상장을 하지 못했다. LS전선은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의 LS이브이폴란드 지분을 넘겨받는 대신 LS이브이코리아 지분을 넘기고 다시 상장을 약속했다.
LS전선은 이때도 동반매도청구권을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에 부여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LS전선이 LS이브이코리아의 상장이 무산됐다는 점이다. LS전선 측은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가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아 상장이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규정 상 상장을 하려면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가 의무보유확약을 해줘야 하는데 거부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가 반려됐다”고 말했다.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는 LS이브이코리아가 상장 후 주가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S이브이코리아는 2023년 18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이후 2024년 339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올해도 적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113억 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3세 경영인 가운데 한 명이자 LS전선을 이끄는 구본규 대표 입장에서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LS그룹 오너일가는 3세 경영인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구본규 대표는 2022년부터 LS전선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LS이브이코리아 상장에 관여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별다른 소득 없이 일정 부분 현금 지출도 부담하게 됐다.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는 지분 매각을 통해 약 22.8%의 수익을 얻게 됐다.
결별 과정도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가 상장 무산에 대한 책임을 LS전선 측에 요구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가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풋옵션(되팔 권리)을 LS전선 측에 행사하면서 LS전선이 밝힌 489억 원보다 높은 759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아버지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숙원을 해결하지 못한 셈이 됐다. 구자엽 회장이 LS전선 대표 시절인 지난 2020년 LS이브이코리아는 상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LS이브이코리아는 수요예측까지 나섰지만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에도 LS전선은 LS이브이코리아 설립 후 재무적 투자자들 끌어들이면서 3년 내 상장을 약속했는데 상장에 실패하면서 이후 투자자들에 매각했던 지분을 되사야 했다.
그룹 내 방향성에도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LS그룹은 최근 계열사 상장을 통해 규모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LS그룹에는 지난 상반기 기준 10개의 상장 계열사가 있다. LS그룹이 상장을 노리는 비상장 계열사는 LS이브이코리아 외에도 에식스솔루션즈, LS MnM, LS이링크, LS전선, LS파워솔루션 등 8개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으나 올해 1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2035년까지 내연차를 금지하겠다고 한 기존 방침을 최근 철회했다.
상법 개정안으로 일반주주의 권리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상장에 불안 요인이다. LS이브이코리아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중복상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LS이브이코리아는 지주사이자 상장사인 LS의 간접지배를 받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이중상장(중복상장) 등에 대한 비판이 나와도 (상장을)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어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상장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 관계자는 “(LS이브이코리아) 당장 상장 계획은 없다”면서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받아 사업을 확장하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