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이며, 중흥토건은 정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지원 행위로 판단해 중흥건설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중흥건설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정원주 부회장이 2007년 12억 원에 인수한 중흥토건은 당시 소규모 건설사여서 자체 신용만으로는 금융권 대출이 어려웠다. 중흥건설이 자사 신용도를 활용해 12개 주택건설·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 등 총 24건의 중흥토건 사업에 대해 3조 2096억 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유동화 대출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토건을 포함한 7개 계열사가 2조 9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타 건설사 대비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 이를 토대로 여러 대형 사업에 참여하며 회사 외형을 빠르게 성장시킨 것으로 진단된다. 2014년 국내 시공능력평가 82위에 불과했던 중흥토건은 지난해 16위로 상승했다. 앞서 2021년에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공정위는 2023년부터 그룹 지배구조 중심으로 개편돼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정원주 부회장은 배당금 650억 원, 급여 51억 원 등 직접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공짜 보증(무상 신용보강)에 힘입어 중흥토건은 2015년부터 올해 2월까지 대규모 건설 사업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중흥토건이 얻은 이익은 1조 원을 웃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단순한 내부 거래를 넘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지원이라는 점을 지적했지만, 정창선 회장이 신용보강 등을 보고받았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법인(중흥건설)만 검찰에 고발했다.
오너 2세가 얻은 이익에 비해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중흥그룹 오너 2세 정원주 부회장이 보유한 중흥토건은 9년간 자산총액이 4조 2228억 원 늘어났고,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권 승계를 완성했다”며 “이처럼 약한 수준의 행정 제재는 재벌 총수 및 지배주주의 경제범죄에 대해 관대한 법적 판결을 내려주는 관행과 더불어 총수로 하여금 ‘과징금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일감 몰아주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게 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최근 호반건설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과징금 처분의 일부에 대해 취소 판결을 받은 것이 중흥건설의 행정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공정위는 호반그룹이 벌떼입찰 및 공공택지 확보, 2조 6000억 원 규모 PF대출 무상 보증 등 방식으로 오너 2세 회사를 부당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608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열린 호반건설 벌떼 입찰 과징금 취소 청구 사건 상고심에서 공공택지 전매 관련 과징금이 취소돼 전체 과징금 부과액이 243억 41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중흥건설 제재의 핵심 쟁점이 무상 신용보강이라는 점에서 벌떼입찰·공공택지 전매가 문제 된 호반건설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해석도 있다. 공정위 역시 중흥건설에 대해 벌떼입찰이나 공공택지 전매 등과 관련해선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 과징금 부과 관련 행정소송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