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소속 카카오뱅크 노조는 올해 1월부터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놓고 회사와 교섭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7월 20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뒤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 조합원의 95%가 찬성했다. 조합원들은 연차를 사용해 7월 31일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다.
노조는 7월 27일 조합원 수가 전체 임직원의 절반을 넘어 과반노조가 됐다고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뱅크 과반노조 달성은 크루들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무시해 온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며 “회사의 성과를 함께 만들어 온 크루들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소수 임원에게 집중시키면서 구성원들에게만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보상 확대의 근거로 내세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73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36.3% 늘어난 분기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는 2025년에도 연간 순이익 480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노조는 회사가 매년 최대 실적을 내는 동안 직원 임금과 성과급은 증가한 이익에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순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이 일회성 평가이익에서 나온 데다 영업이익은 감소해 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실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분기에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투자 평가이익 933억 원이 세전이익에 반영됐다. 삼성증권은 이 요인을 제외한 순이익을 1176억 원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7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줄었다.
주가도 최대 실적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3년 이후 대체로 2만 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상장 직후 장중 9만 원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 공모가 3만 9000원을 크게 밑돈다.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장기간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회성 이익까지 포함한 최대 순이익을 근거로 성과급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성과급의 규모와 산정 기준이 객관적이고 설득 가능한지, 회사의 이익이 일시적인 이익인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성과인지 함께 살펴야 한다”며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전제로 성과를 공유하는 것과 단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성과를 근거로 한 요구가 과도해지면 회사의 성장 여력을 해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 내부 사정을 아는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올해 실적만 보고 갑자기 성과급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며 “상장 이후 우리사주 손실과 임원 보상 격차를 지켜보며 오래 참아왔고 이번 최대 실적이 쌓인 불만을 꺼내놓을 명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임금과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반발에는 2021년 상장 이후 이어진 경영진에 대한 불신도 함께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임직원 1014명은 상장 당시 공모가 3만 9000원에 우리사주 1274만 3642주를 배정받았다. 직원 1인당 평균 배정량은 1만 2567주, 매입액은 약 4억 9000만 원이었다. 기존 금융회사와 IT(정보기술)기업을 떠나서 인터넷은행으로 옮겨온 직원 상당수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매입했다. 주가는 상장 직후 장중 9만 원을 넘어섰지만 우리사주는 1년간 의무예탁돼 당시에는 처분할 수 없었다.
의무예탁이 해제된 2022년 8월에는 주가가 이미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뒤였다. 이후 주가가 2만 원대 안팎에 머물면서 평균 배정 물량을 보유한 직원은 이자비용을 제외하고도 2억 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떠안게 됐다. 앞선 금융권 관계자는 “부모의 퇴직금이나 배우자·친척의 돈까지 끌어와 청약한 직원도 있었다”며 “대출이자를 감당하려고 퇴근 후 배달 일을 하거나 가족 갈등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사주 대출 때문에 회사에 계속 다닌다는 의미로 ‘비자발적 장기근속’이라는 자조도 나왔다.
직원들이 우리사주 의무예탁으로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던 상장 직후 주요 임원들은 스톡옵션 행사로 확보한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와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가 상장 3거래일 만에 현금화한 금액은 모두 159억 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고액의 스톡옵션 행사가 이어져 윤호영 당시 대표는 2021년 스톡옵션 행사이익 90억 3000만 원을 포함해 보수 98억 2500만 원을 받았고 김주원 전 이사회 의장과 정규돈 CTO 등 주요 임원도 수십억 원대 이익을 실현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이사 보수한도를 80억 원으로 높였다. 2025년 이사 9명에게 지급된 보수는 49억 3700만 원으로 당시 한도 50억 원에 근접했으며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보수를 제외한 약 44억 원이 사내이사 2명에게 지급됐다.
그럼에도 임원 보상에 대한 반발과 직원 성과급 확대 요구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임원에게 지나치게 많은 보상이 지급됐다면 임원 보수를 줄일 문제”라며 “그 자체가 일반 직원의 성과급을 늘려야 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이익을 냈을 때 직원이 더 많은 보상을 받으려면 실적이 나빠졌을 때 보상도 줄어드는 산식을 노사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뒤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주주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회사는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과 업무 연속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