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경영 과제를 이끌 신임 대표이사로 그룹은 지난해 11월 김동춘 당시 첨단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을 발탁했다. 7년간 재임한 신학철 대표이사(부회장)의 후임 자리였다. LG화학이 중국의 석유화학 분야 생산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요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첨단 전자소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를 발탁한 인사로 풀이됐다.
LG화학은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연속 흑자를 내다 4분기 들어 적자(4133억 원)로 돌아선 뒤 올해 1분기에도 적자(497억 원)가 이어졌다. 2분기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3조 6661억 원, 영업이익은 3808억 원으로 전망됐다. 금융권에서도 2분기 영업이익을 3600억~4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2분기 영업이익 반등세는 석유화학 부문 실적의 ‘반짝’ 개선 영향으로, 원료와 제품 가격의 실적 반영 시차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재고 래깅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료 가격이 오르며 제품 가격도 상승하는 사이 이전에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둔 원료가 생산에 투입되며 일시적으로 수익이 커지는 효과다. 다만 중국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합성수지 생산설비를 대폭 늘리며 저가, 과잉 공급을 이어가고 있어 근본적인 수익성 회복 기대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업계는 비싸게 사둔 원재료가 남아 있는 사이 제품 가격이 먼저 내려가 수익성이 악화하는 ‘역래깅 효과’ 영향으로 3분기에는 석유화학 부문 영업 실적이 다시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석화부문 역래깅 영향이 반영되면서 3분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은 긍정적 래깅 효과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으나, 상승 동력이 줄어든 6월 실적부터는 부진한 흐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을 연결 실적에서 일부 상쇄해 왔던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실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LG화학의 이익 창출 역량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2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2분기 113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수준으로 실적 회복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춘 대표이사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동시에 고성장 산업 연계 소재와 신약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 6월 22일에는 반도체·모빌리티·로봇·항암 신약 등 4대 성장 동력을 집중 육성, 2030년까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관련 연구개발(R&D)에 총 15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밝혔다.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증가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 투자 계획에 부담이 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LG화학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올해 1분기 기준 57조 5719억 원, 부채비율은 119.7%로, 2022년 1분기(81.5%) 대비 4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상태다. 석유화학과 전지소재 사업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영업현금만으로는 차입금 감축과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지난 1월 말 기준 약 9조 원으로 평가됐던 해당 지분(9.38%) 가치는 주가 하락 영향에 이달(7월) 말 기준 약 7조 원 수준으로 떨어져 향후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은 2030년까지 매각할 예정이며, 현재 다른 신규 투자 방식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