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에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증여로 지주사(HD현대) 지분율도 더 높아져 그룹 내 지지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여 대상인 280만 주의 가치는 계획이 공시된 지난 4일 종가(20만 8500원) 기준 약 5838억 원 규모다. 이번 증여로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에서 23.05%로 소폭 낮아지지만 그룹 최대주주로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정 회장은 부친에게서 증여받은 현금 3000억 원 등을 활용해 2018년 3월 KCC가 보유 중이던 당시 지주사 현대로보틱스(현 HD현대) 지분 5.1%를 약 3540억 원에 취득하며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후 장내 주식을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2020년 5.26%, 2024년 6.12%로 높였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이나 우회 경로 없이 장내 매수와 직접 증여를 통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을 두고, 비교적 단순한 승계 방식으로 관련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지배력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향후 HD현대의 배당 규모는 정 회장의 증여세 재원 마련과 관련해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지난해 1~3분기 주당 900원씩 분기 배당을 실시한 뒤 결산 배당을 주당 1300원으로 확대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분기 배당도 주당 1300원으로 높여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2027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7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향후 배당 규모에 따라 정 회장의 배당 수입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증여세 납부나 개인 자금 조달은 총수 일가의 개인적 차원 사안으로, 회사 차원에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