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브로커를 통해 병원 개업 자금을 조달했던 서울 강서구의 한 피부과 원장은 네트워크 본사 대표가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본사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병원이 돌연 폐업하면서 시술비를 선결제한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가 번졌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위조한 잔고증명서와 허위 의료기기 매매계약서 등을 이용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970억 원 상당의 예비창업보증서를 발급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의료인들에게 대출금을 일정 기간 묶어둬야 한다고 속여 560억 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검찰은 A 씨와 함께 수사받은 의사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의·약사 276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A 씨와 관련된 분쟁은 최근 돌연 폐업한 서울 강서구의 한 피부과 의원에서도 불거졌다. 해당 의원은 전국에 20여 개 지점을 운영하는 유명 피부·미용 네트워크 병원으로, C 씨가 대표로 있는 D 사와 계약을 맺고 운영됐다. 병원을 운영했던 의사 B 씨는 개업 과정에서 “A 씨를 통해 대출받았으나 일부 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 씨는 대출 브로커를 소개한 경위 등을 문제 삼으며 네트워크 본사와 C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C 씨 측은 불법 대출 알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C 씨 측 변호인은 “A 씨는 C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면서 “다른 원장이 그곳에서 대출받았다는 정보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한 뒤에는 돈을 돌려받도록 도왔고 변호사 비용도 부담했다”며 고의적인 불법 대출 알선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C 씨는 ‘일요신문i’와의 통화에서 “불법 대출을 시키거나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브로커가 강서 지점에 돌려주지 않은 돈이 4억 원 넘게 있어 직접 찾아가 반환받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해당 브로커를 통해 대출받은 의사가 전국에 200명 넘게 있었고, 이 가운데 50명가량이 100억 원 이상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C 씨가 언급한 피해 규모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C 씨는 인테리어 공사를 강제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도록 도왔다는 입장이다. C 씨는 “다른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평당 300만 원가량을 요구했지만 부친이 개별 시공업체를 연결하고 공사를 조율해 평당 200만 원 이하로 낮췄다”면서 “강서 지점 역시 건물주에게 받은 인테리어 지원금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C 씨 측 변호인도 다른 지점 원장들이 외부 업체를 자유롭게 선택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측은 민·형사상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B 씨는 본사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C 씨 측은 일방적인 계약 해지와 상표 사용 등을 문제 삼아 반소를 제기했다. C 씨 측 변호인은 “가맹사업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설령 적용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 속인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B 씨가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민사소송은 중단된 상태라는 게 D 사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피해를 떠안게 된 것은 병원 고객들이다. 강서 지점은 지난 7월 말 갑작스럽게 폐업했고, 시술권을 미리 결제한 소비자들은 환불받지 못한 금액이 남아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8월 13일에는 피해자 20여 명이 강서경찰서에 단체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들을 상대로 피해 경위 등을 조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고객은 폐업 사실조차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피해구제 전망도 불투명하다. 병원 운영자인 B 씨가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어 선결제 고객들이 환불채권을 신고하더라도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트워크 본사 역시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병원의 환불채무를 당연히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해당 병원 선결제 피해자 모임 단체대화방 참여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병원 운영자와 본사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소비자들은 이른바 ‘먹튀’ 당한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피해를 떠안고 있다. 양측의 법적 책임을 가리는 것과 별개로 선결제 고객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