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작 잇단 흥행 참패
롯데쇼핑의 실적 전망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불과 두세 달 전만 해도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82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후 일부 증권사가 전망치를 7000억 원대 초중반까지 낮추면서 증권가 컨센서스(평균치)는 77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키움증권은 롯데쇼핑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150억 원에서 7666억 원으로 5.9% 하향 조정했고, 2027년 전망치도 8760억 원에서 8107억 원으로 낮췄다.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전망치 하향은 단순한 숫자 조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내년에도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까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배경 중 하나는 백화점 수요가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다.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백화점 국내점의 3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1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심리는 아직 양호하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매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점이 최근 자주 지적받고 있다.
3분기 들어 명품 가격 인상이 없었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내국인의 해외여행)가 늘고 인바운드 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실제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매출 성장률은 상반기 90~100% 수준이었으나 3분기 들어 70%대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에는 내년 1분기 지급될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급도 호재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대한 여론 및 정치권 반응이 좋지 않아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이 밖에 최근 들어 또 다른 우려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롯데컬처웍스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 극장 운영과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영위한다. 롯데쇼핑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지만, 오랜 기간 고전하면서 손익에는 유의미한 수준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장 사업은 지난여름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매출 회복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아이맥스(IMAX) 등 프리미엄 상영관 경쟁력을 갖춘 CJ CGV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대비 8월 영화관 카드 결제액이 CJ CGV는 68% 늘어난 반면, 롯데시네마는 17% 증가에 그쳤다는 것이다. 업계 전반의 흥행이 롯데시네마의 수익성 개선으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영화 투자 및 배급을 담당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부진은 롯데시네마보다 더 뼈아팠다. 지난 10월 14일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대한 보고서에서 “롯데컬처웍스의 콘텐츠 재고작 손실 인식이 계속되며 3분기 극장가 흥행에도 불구하고 손익은 다소 부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투자·배급한 콘텐츠의 손실을 뒤늦게 반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이후 보고서를 수정하면서 해당 문구를 삭제했지만, 롯데쇼핑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6억 원 추가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투자 실패 리스트는 최근 주요 커뮤니티에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대가족’(손익분기점 260만 명, 총관객 수 33만 명), ‘스트리밍’(손익분기점 120만 명, 총관객 수 10만 명), ‘거룩한 밤’(손익분기점 200만 명, 총관객 수 77만 명), ‘전지적 독자 시점’(손익분기점 600만 명, 총관객 수 106만 명), ‘연의 편지’(손익분기점 110만 명, 총관객 수 27만 명), ‘콘크리트 마켓’(총관객 수 3만 명), ‘하트맨’(손익분기점 150만 명, 총관객 수 24만 명), ‘경주기행’(손익분기점 120만 명, 총관객 수 34만 명), ‘부활남’(손익분기점 400만 명, 총관객 수 31만 명) 등이 주요 투자 실패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백화점서 번 돈으로 추가 지원할 수도…
롯데컬처웍스의 부진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더 우려하는 지점은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17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3월 1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면 자본잠식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내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과는 다르다. 당시 발행 조건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8억 5000만 원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구채 발행을 반복해 온 만큼,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롯데쇼핑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롯데쇼핑 주주들은 앞서 추진했던 중앙미디어그룹 계열 메가박스와의 합병 무산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5월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바 있다. 극장 운영의 중복 비용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였다. 사모펀드 IMM크레딧앤솔루션(IMM CS)이 합병 법인에 최대 40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할인점 부문이 지금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지속적 반등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3분기 롯데쇼핑의 국내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은 18~20% 안팎으로 추정됐다. 홈플러스 구조조정뿐 아니라 전년 동기 기저효과와 추석 시점 차이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 37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할인점 부문은 3분기에는 200억~300억 원가량 흑자를 낼 전망이다.
그럼에도 순이익 부문은 비용 요인으로 인해 흑자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실적이 부진하고, 할인점업 자체가 구조적 쇠퇴기에 진입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롯데쇼핑은 내년에도 백화점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할인점과 롯데컬처웍스의 손실을 메워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롯데쇼핑 측 관계자는 영화 관련 사업과 관련해 “전년보다 관객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다방면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