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험생·학부모들이 약 330만 명 가입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수능을 앞두고 안경 착용을 걱정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수험생은 10월 16일 “몇 달 전에 검은색 뿔테 안경으로 바꿨는데 올해 수능 시험장에서 안경 검사를 한다고 하니 괜히 AI 안경과 비슷해 보여 신경 쓰이고 의심받을까 봐 걱정된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예비 안경이라 생각하고 금속테로 된 걸 하나 더 맞춰 지금부터 적응해 둬라” “안경을 하나 더 맞춰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수험생은 21일 “평소 뿔테 안경을 쓰는데 AI 안경 검사 때문에 국어영역 시험 때만 안경을 끼고 수학이나 영어 때는 콘택트렌즈를 낄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도 누가 나를 보는 것 같으면 잘 풀던 것도 긴장해서 못 푼다”며 “시험 중간에 렌즈로 바꿔 껴도 제재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시험 감독관을 맡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의 부정행위 감독 업무에 일반 안경과 AI 안경을 구별해야 하는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배포한 ‘2027학년도 수능 주요 상황별 대처요령 시나리오’에 따르면 감독관은 AI 안경 착용이 의심되는 수험생에게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요청하고, 사전에 배포된 동영상과 책자에 안내된 특징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판단이 어려우면 다른 감독관이나 시험관리본부와 협의하도록 했다. 다만 수험생의 AI 안경 착용이 의심되더라도 해당 교시가 끝난 뒤 확인해야 한다.
교원단체들은 AI 안경 식별에 따른 부담과 책임이 일선 감독관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논평을 통해 “스마트안경을 식별할 전문 장비와 명확한 판별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선 감독관에게 기기 식별과 확인, 수험생과의 갈등 대응까지 맡기는 것은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같은 날 “첨단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까지 감독관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교육당국이 명확한 확인 기준과 대응 절차를 마련하고, 확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에 대해서도 감독관 보호 방안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AI 안경 확인에 필요한 시간과 지원 인력을 확보하고, 감독관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