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투자 막바지 속도, 유상증자 자금 조달까지
지난 4월 25일 삼성SDI 이사회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 유상증자 참여 안건을 결의했다. 말레이시아 스름반 2공장 완공을 위한 재원 확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삼성SDI는 1조 7000억 원을 들여 2025년에 스름반 2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유상증자에는 최대 9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23년과 지난해 삼성SDI는 말레이시아 법인에 각각 1567억 원, 6257억 원을 출자했다.

이와 관련,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21700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가 많이 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형 배터리의 경우 지름 46mm 규격의 4680 배터리로 대세가 넘어가기 전에는 21700 배터리가 주로 쓰일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공장을 활용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수주를 얼마나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삼성SDI는 1조 7282억 원 규모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 1182만 1000주가 발행된다. 삼성SDI는 유상증자 자금을 주로 북미와 유럽 지역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쓸 예정이다.

삼성SDI의 CAPEX(설비투자) 규모는 2023년부터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결 기준 삼성SDI의 유형자산 취득액은 2019년~2020년엔 1조 원대, 2021년~2022년엔 2조 원대를 기록하다가 2023년 4조 482억 원, 2024년 6조 2713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연간 CAPEX 규모는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삼성SDI CAPEX 규모가 올해 4조~5조 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 배터리 셀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보수적으로 투자를 해왔다”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이후 상황도 대비해야 하는 삼성SDI 입장에선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차입금 증가 기조 불가피”
삼성SDI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셀 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북미 단독 공장이 없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완성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설립한 공장이 한 곳 있고, 스텔란티스·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공장을 한 곳씩 짓고 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세 곳의 단독 공장과 GM·현대차·혼다 등과의 합작 공장을 합쳐 북미에만 총 8개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SK온은 단독 공장 두 곳을 가동 중이고, 현대차·포드 등과 4개의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역내 생산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와 장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가격 측면의 강점은 희석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삼성SDI 입장에선 미국 공장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대형 전지 사업부문과 관련해선 스텔란티스와 세운 합작 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전기차 판매량이 저조했다. BMW 등 유럽 자동차 제작사들도 재고 조정에 나섰다. 소형전지 사업부문과 관련해선 고객사인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향 물량이 부진했고 전동공구 수요 회복도 지연됐다.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부담은 커졌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텔란티스의 미국 공장 라인은 4개 라인 중 1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른 추가 라인 가동이 실적 개선의 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 연결 기준 삼성SDI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 3528억 원으로 지난해 말(1조 8851억 원) 대비 28% 줄었다. 연결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3분기 약 35%, 4분기 45%, 올해 1분기 48% 정도다.

박철완 교수는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도 개발 중인데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야 하는 시점이다. 전반적인 투자의 성과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법인 유상증자 규모는 확인이 어렵다. (삼성SDI 유상증자 이외 자금조달의 경우) 시장 상황과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검토 후 실행할 예정”이라며 “배터리 사업은 투자부터 양산까지 2~3년 소요돼 선제적인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한 생산 거점 확대, 소재·폼팩터 다변화, 미래 기술 확보를 핵심 요인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