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에 따르면 조현문 전 부사장 몫으로 남겨진 유산은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 등이다. 당시 시가 기준 1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그 해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상속분을 단빛재단에 출연했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상속세가 면세됐다.
현행 상속세법에 따르면 30억 원 이상의 유산을 상속받으면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500억 원가량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재단법인에 상속재산을 출연하는 방법으로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16조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추면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상속세를 절세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재단 출연 목적을 밝혔다. 당시 그는 “조석래 회장이 물려주신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기에 출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도 상속세 회피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재차 입장문을 통해 “공익재단에 상속재산을 출연해 상속세를 감면받아도 개인적으로 얻는 금전적 이익과 혜택이 없다”면서 “공익재단 설립은 오로지 상속재산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적극적으로 단빛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하는 것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으로 읽히기도 했다. 공익재단 출연을 통해 상속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유산을 남기면서 상속세 선납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상속세가 감면돼 결과적으로 더 큰 규모의 상속재산이 공익재단 설립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공동상속인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상속세를 감면받지 못하더라도 재단은 계획대로 설립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현문 전 부사장은 두 형제의 동의를 얻어내 단빛재단을 설립했다. 문제는 단빛재단 설립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빛재단 측이 공개한 결산서류에 따르면 2024년 9월 12일 설립 이후 그해 말 기준 순자산은 1016억 원이지만 지출한 공익목적 사업은 7억 6332만 원에 그쳤다. 전체 순자산 대비 0.74% 수준을 공익 사업비로 지출한 것이다. 대부분의 비용은 기타비용(7억 359만 원)이다. 장학금, 기부금 등 수혜자에게 직접 지급된 비용은 없다.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단빛재단 측도 해명에 나섰다. 단빛재단 측은 입장문을 통해 “3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주 노동자 관련 사업, 해외 교육 사업 등 2건이 이미 사업비가 집행됐다”며 “5월 27일 열린 정례 이사회에서 이주 해외 동포, 소외 아동·청소년 지원 등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빛재단은 지난 6월 9일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을 위해 1억 5000만 원을 기부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한편 조현문 전 부사장은 재단 설립 과정에서 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바른과 갈등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바른은 효성의 형제의 난 때부터 조현문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으로 나섰지만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6일 바른이 조현문 전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바른 측은 “조현문 전 부사장과 법률 업무에 대한 위임 약정을 맺고 일부 성공 조건을 성취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보수 지급을 거절의사를 표시했다”며 그동안 발생한 보수 43억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바른이 제시한 업무 내용, 진행 경과를 볼 때 해당 금액을 청구할 정도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바른 측은 지난 1월 조현문 전 부사장을 상대로 법원에 16억 원 규모의 주식 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