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모습을 분석한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주디 제임스 역시 “마치 꼬리를 흔드는 개 같았다”고 주장했다. 제임스는 메일온라인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 장면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면서 “이 순간은 시각적, 언어적으로 희극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 스타머가 그토록 홍보했던 ‘위대한 승리의 순간’이 퇴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임스는 “스타머는 그 순간을 유머로 넘기려 했지만, 이미 권력 역학은 작용하고 있었다”면서 “문서가 떨어지자 스타머는 웃음을 터뜨리며 종이들을 트럼프의 바인더에 다시 끼워 넣었다. 그런 후에는 ‘이건 매우 중요한 문서다’라고 말하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제임스는 “스타머는 발언할 때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자세를 취했는데, 이는 기쁨과 자신감을 표현하는 몸짓이다. 마치 꼬리를 흔드는 개처럼 말이다”라고 비꼬았다.
기자회견 내내 트럼프는 특유의 거침없는 자신감으로 즉흥적인 발언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장악한 반면, 스타머는 그 옆에서 조연 역할로 머물러 있었다. 이에 대해 제임스는 “그건 ‘트럼프 쇼’였다. 스타머는 눈가에 온화한 웃음을 유지하며, 입술을 오므렸다 펴거나 발언을 준비하는 듯 입술을 핥으며 좀처럼 오지 않는 순간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모욕적인 순간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는 실수로 이 협정이 “유럽연합과의 거래”라고 말했고, 이 발언을 들은 스타머는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제임스는 “그 순간 스타머의 얼굴, 눈빛, 분위기가 눈에 띄게 시들고 약간 가라앉는 듯했다.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당황해하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이 밖에도 두 지도자 사이의 불균형한 역학 관계가 드러나는 여러 순간에 대해 언급했다. 가령 스타머가 발언할 기회를 얻어 “정말 중요한 거래”라고 설명하려 하자, 트럼프가 즉시 말을 끊으면서 스타머의 존재감을 약화시켰던 대목도 그랬다. 또한 “스타머는 트럼프가 ‘이번 총리는 좋은 일을 했다. 영국 국민들에게 그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이제 그만 기자회견이 끝나길 바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마치 선생님이 학기말 성적표를 발표하는 자리 같았다”며 비꼬기도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