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흐름은 기대 이하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월 7일 장중 한때 8330원을 기록해 최근 1년 내 최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이 가격은 2001년 이후 20년 넘게 기록했던 주가 중 가장 낮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양사의 합병비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항공운항증명(AOC) 단일화 등의 절차를 밟고, 2027년 중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회사 측 계획이다. 합병비율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더 불리한 비율로 대한항공과 합쳐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투자자들이 이번 어닝 쇼크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이유다.
#미국 노선 매출 감소가 특히 근심거리
당초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이 490억 원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로는 영업적자가 1757억 원에 달했다. 영업적자를 점쳤던 연구원들도 적자 규모가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3분기 매출 또한 1조 4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는데, 이는 화물사업부 매각 영향이 크다. 유럽을 비롯한 일부 국가 경쟁당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화물부문의 경쟁 제한을 우려했다. 대한항공 통합 법인이 전체 화물의 70% 이상을 책임지면 자연스레 운임이 올라갈 것이라는 지적에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를 매각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실적 부진은 비용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로금 등 일회성 인건비에다 대한항공 수준으로 정비 기준을 강화하면서 정비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연료비가 전년 대비 22% 덜 들었는데, 전체 비용이 증가하면서 비용 감소폭은 전년 대비 6%에 그쳤다.
증권가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자체가 훼손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 분석 보고서를 자주 발간하는 하나증권 안도현 연구원의 경우 핵심 노선인 미주 노선의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미국 노선 매출 감소는 모든 항공사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긴 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의 무더기 구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은 출장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 또한 되도록이면 나라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비자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가 다수 목격된 영향이다. 여기에다 미국과 중국 간 직항이 증가했다는 점, 해외 항공사들의 미국 노선 진입이 잇따른다는 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불리한 지점이다.
그런데 하나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감소는 특히 크다. 대한항공 미주 노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8% 감소했다. 안도현 연구원은 “내년 미주 노선의 성과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부채 감축은 제자리걸음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항공업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있다는 점이다. 호황 국면이라면 영업이익 또는 개선된 재무제표 덕에 끌어올 수 있는 유동성으로 빚을 상환할 수 있는데, 지금은 부채가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노선 수익성 악화와 원·달러 환율 급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기 임차료와 정비비, 유류비 등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당분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또한 일본·동남아시아 노선 공급 과잉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은 현실화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은 처음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자금으로만 빚을 갚고, 이후로는 채무 상환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수혈해 준 1조 5000억 원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 6800억 원 및 차입금을 상환했다. 상환된 전환사채는 평균 이자율이 연 10%였고, 산은·수은의 정책자금 대출금리 또한 평균 6.2%였다. 이를 통해 2023년 말 3조 원에 달하던 이자발생 부채(리스부채 제외)를 2024년 말 2조 원 규모로 줄였고, 이자 비용도 작년 기준 4159억 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전체 부채비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241%였다가 올해 1분기 864%까지 낮췄으나 이후로는 지속해서 순손실이 쌓이면서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다시 1187%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 영업이익은 몰라도, 순이익 부문은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정조치 이행 여부도 주목해 봐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불리한 점이 하나 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통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에 대해 향후 10년간 2019년 대비 물가상승분 이상의 운임 인상을 금지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시정조치 이행 여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잘 버티는지 여부를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미주 노선의 경우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호놀룰루 등 총 5개다. 시정조치는 경쟁사의 공급량을 늘리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LA와 시애틀 노선은 에어프레미아와 하와이안항공 추가 취항으로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노선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가 확정되면 자연스레 시정 조치가 이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