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남은 희망이 하나 있다. ‘아바타3’가 해를 넘겨 1000만 관객을 달성하는 것이다. 개봉일 기준으로는 2025년 작이라 ‘아바타3’가 이 수치에 도달하면, 1000만 영화의 명맥이 14년 만에 끊기는 상황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아바타3’의 관객 동원 추이로는 힘에 부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아바타3’는 1월 6일까지 누적 관객 567만 명을 기록했다. 개봉 이후 2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신규 관객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평일 관객은 일일 5만여 명, 주말 관객은 일일 20여만 명 수준이다. 이런 추이라면 일주일마다 70만 명을 보탤 수 있다. 이 흐름으로 향후 7주간 더 상영을 이어가야 겨우 1000만 고지를 밟을 수 있다.
물론 산술적인 계산일 뿐이다. ‘아바타3’의 관객 수는 매주 줄어들고 있다. 지금 당장은 마땅히 대항마가 없지만, 신작이 개봉되면 자연스럽게 상영관을 내어줘야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두 달 동안 ‘아바타3’가 상영관을 유지하더라도 1000만 달성은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흥행 추이를 비교해 보면, ‘아바타: 물의 길’은 2022년 12월 14일 개봉해 약 20일이 지난 시점 누적 관객 수가 800만 명이었다. ‘아바타3’의 같은 기간 관객 수와 233만 명가량 차이가 난다. ‘아바타3’를 향한 극장 관객들의 쏠림 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이다.
‘아바타3’의 관객 감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기록’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단 신선도가 떨어진다. 2009년 개봉 당시 이 시리즈는 ‘영상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환상적인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당시 최고의 컴퓨터 그래픽(CG) 및 시각 특수효과(VFX) 기법을 활용해 다른 영화를 압도했다. 하지만 시즌1이 공개된 후 17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선 더 이상 ‘아바타3’의 화질이 압도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 다른 영화들의 수준도 몇 단계 상승했고, 관객들의 눈높이 또한 달라졌다.

마냥 러닝타임을 탓할 순 없다. ‘아바타: 물의 길’의 상영 시간도 3시간 12분이었다. ‘아바타3’와 별 차이가 없다. 즉 “길어서 관객이 기피한다”는 것만으로는 관객 감소 이유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아바타3’가 제시하는 메시지가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것도 관객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 시리즈는 판도라라는 미지의 행성을 배경으로 이를 정복하려는 인간과 자연 그대로의 삶을 유지하려는 나비족의 대결을 그린다. 시즌2에서는 주인공 제이크 설리의 가족 이야기로 확장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시즌3는 인간과 나비족의 대결, 그리고 가족애 추구라는 기존 메시지가 반복된다.
게다가 가족주의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다. 이를 전면에 내세우면 오히려 ‘신파’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불을 다루는 ‘재의 부족’을 새롭게 추가했지만 ‘아바타’ 시리즈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 입장에서는 ‘반복적’이라고 느낄 법하다.
무엇보다 시즌2(2022년)와 시즌3(2025년) 사이 대중의 관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불과 3년 사이지만 지구촌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겪었다. 팬데믹 초창기이던 2020∼2021년에는 전 사회가 마비 수준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우왕좌왕하며 시행착오를 연발했다. 2022년부터는 점점 극복해가는 과정을 밟았고, 특히 콘텐츠 시장은 TV와 극장이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됐다. ‘아바타’ 시리즈 역시 지금은 디즈니+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즉 지난 3년 동안 극장을 찾던 관객층이 적잖이 이탈했다. 또한 새롭게 유입되어야 할 어린 관객들은 극장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OTT 콘텐츠가 더 익숙하다. 관객의 순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아바타3’가 1000만 관객 달성에 실패한다면, 이는 ‘아바타’ 시리즈의 인기 하락만으로 분석해서는 안 된다. 콘텐츠 시장 재편에 따른 구조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