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용 청장은 19일 서울 중구 중수청 본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가진 약식문답에서 조직의 조기 안착, 수사의 정치화 청산, 국민 권익 보호 등 3대 운영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책임수사제 시행 계획도 함께 밝혔다.
조직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부족한 인력과 시설, 전산시스템을 조속히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김 청장은 “전 차장에게 우리 중수청이 정상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인프라를 빨리 완비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안착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전종민 중수청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조기 안착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기 위해 공정성과 중립성, 적법한 수사 절차를 확립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김 청장은 기존 검찰의 수사권 남용 등 폐해가 수사의 정치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수청은 공정성과 중립성, 절차적 정의를 반드시 지켜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사회적 약자나 범죄 피해자 보호, 나아가 국민의 권익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수사 성과를 통해 국민이 중수청의 필요성을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사관이 사건 송치 이후에도 처리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책임수사제도 추진한다. 김 청장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그 사건이 기소되는지, 기소돼서 유죄가 나는지 여기까지 수사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청장은 책임수사제가 반드시 기소나 유죄 판결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혐의 유무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 책임수사의 취지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별도 매뉴얼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중수청이 제시한 운영방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스템 부족부터 해결해야 한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약 1900명으로 출범했으며 본청 과장급 보직 24개 중 16개가 공석이다. 수사 업무에 필수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현재 경찰 킥스를 빌려 쓰고 있는 중으로,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사용 가능하다. 사건 처리와 형사사법포털 등 나머지 기능은 오는 12월 2단계 개통돼야 이용할 수 있다. 중수청 자체 킥스 구축은 약 3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의 정치화 청산을 강조했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의 법적 지휘권을 어떻게 통제할지도 과제다. 중수청법은 행안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중수청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외부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할 세부 절차가 중요한 이유다. 김 청장은 국무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책임수사제 역시 수사관이 통제하기 어려운 기소·재판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중수청이 수사를 담당하지만 기소는 공소청, 유무죄 판단은 법원의 권한이다. 수사관의 실적을 기소율이나 유죄율에 연계하면 무리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청과의 보완수사 협력 과정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도 과제다.
중수청 내부에서는 김 청장의 운영방침 발표가 출범 이후 이어진 조직 운영의 혼선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중수청 관계자는 19일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새 조직이 출범하면서 내부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이 있었지만 김 청장의 오늘 약식문답으로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정리됐다”며 “그동안 수장 부재로 우왕좌왕하던 조직에 중심이 생긴 만큼 운영도 정상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