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채널 바뀌어 장르물 특성 사라질까 우려…의문 해소되지 않은 조병규 학폭 의혹도 숙제
#왜 OCN 아닌 tvN?
‘경이로운 소문’은 OC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 OCN 채널 입장에선 상징적인 존재다. 1995년 개국한 OCN은 영화전문 채널로 이미 그 입지가 공고하다. 드라마 제작은 2004년 국내 최초의 케이블TV 드라마 ‘동상이몽’부터 시작됐다. 이후 OCN은 웰메이드 장르물 드라마를 특화해 충성도 높은 시청자 층을 확보해왔다.
‘신의 퀴즈’ ‘보이스’ ‘나쁜 녀석들’ 등 OCN 오리지널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영화와 드라마를 결합한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인 ‘타인은 지옥이다’ ‘번외수사’ ‘써치’ 등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추리, 형사물, 사이비, 퇴마, 히어로, SF, 밀리터리 스릴러 등 기존 지상파 방송사가 다루지 못한 장르물 드라마를 제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이런 OCN만의 행보 정점이 바로 ‘경이로운 소문’이었다. ‘경이로운 소문’이 절정의 인기를 달리던 2021년 연초만 해도 OCN은 ‘OCN UNIVERSE(유니버스)’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까지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OCN 대표작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가 OCN이 아닌 tvN으로 편성이 확정됐다. 이런 변화는 CJ ENM 내부 정책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OCN은 영화전문 채널로 특화하고, CJ ENM 제작 드라마는 tvN 채널과 OTT 티빙(TVING)에만 편성하기로 한 것.
큰 의미 없이 편성 채널만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존 OCN 드라마를 좋아하던 충성도 높은 시청자 층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OCN이기에 가능했던 장르물 드라마를 대중적인 취향의 드라마 위주인 tvN에서 그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OCN 장르물 드라마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큰 사랑을 받은 ‘경이로운 소문’이 tvN에서 방영되는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가 된 뒤에는 장르물의 장점이 사라지고 흥행 극대화를 위한 대중물이 돼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병규 학폭 의혹은 깨끗이 정리됐나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은 바로 타이틀롤인 ‘소문’ 역할을 맡은 조병규다. 2021년 초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했던 조병규는 이후 작품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경이로운 소문’으로 절정의 인기를 얻었을 무렵 불거진 몇 건의 학교폭력(학폭) 의혹 때문이었다. 제작진은 타이틀롤인 조병규를 다른 배우로 교체해 두 번째 시즌을 만드는 방법 대신 학폭 의혹을 적극 부인하는 조병규를 믿고 시즌 2에 다시 기용했다.
당시 조병규를 둘러싼 학폭 의혹은 무려 4건이나 됐다. 그렇지만 3건은 게시자가 스스로 폭로글을 삭제하거나 허위사실이라고 밝히며 사과해 일단락됐다. 문제는 뉴질랜드 유학 시절 벌어진 학폭 의혹을 제기한 폭로글 게시자다. 거듭 관련 의혹을 부인해온 조병규 측은 모욕죄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수사를 통해 학폭 의혹의 진위 여부가 밝혀져야 하는데 경찰 수사는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폭로글 게시자가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데 경찰의 입국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직 조병규의 학폭 논란은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태다. 행여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가 방영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학폭 의혹이 불거질 경우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여전히 경찰의 입국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폭로글 게시자가 다시 폭로성 글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고한 SBS와 JTBC 양강구도, 빈틈 있나
요즘 가장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벌어지는 주말 드라마 시장에서 tvN은 SBS와 JTBC의 양강구도에 밀려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BS ‘악귀’와 JTBC ‘킹더랜드’가 나란히 최고 시청률 10%를 넘기며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tvN은 ‘일타 스캔들’이 크게 흥행하며 3강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판도라 : 조작된 낙원’에서 크게 주춤한 뒤 ‘구미호뎐 1938’과 ‘이번 생도 잘 부탁해’으로 계속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기대감이 컸던 ‘이번 생도 잘 부탁해’도 4~5%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tvN은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가 ‘일타스캔들’처럼 크게 성공하며 3강 구도 형성은 물론이고 토일 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 탈환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첫 회가 방송되는 7월 29일은 SBS ‘악귀’의 마지막 회가 방영되는 날이다.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의 특성상 모든 비밀이 풀리는 마지막 회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새로 시작하는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로 채널을 돌릴 시청자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역시 흥행 순항 중인 JTBC ‘킹더랜드’는 이날 13회가 방송된다. 매주 토요일만 방영 시간대가 겹치는 SBS 금토 드라마와 달리 JTBC 토일 드라마와는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마주해야 한다. 따라서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는 1회부터 4회까지는 계속 ‘킹더랜드’와 일정 부분 방영 시간대가 겹치는 상황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게다가 후속 드라마도 빵빵하다. SBS는 ‘악귀’에 이어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를 8월 4일부터 편성했다. 큰 인기를 얻으며 SBS 금토 드라마 전성시대를 연 ‘소방서 옆 경찰서’의 후속이라 기본적인 시청률은 보장된 드라마다. JTBC는 8월 12일부터 ‘힙하게’를 방영한다. 한지민, 이민기 카드를 기용한 코믹 수사 활극으로 요즘 JTBC 토일 드라마의 연이은 흥행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OC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경이로운 소문’의 후속 시즌으로 역시 기대감이 큰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지만, 너무 공고한 SBS와 JTBC의 양강구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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